겸손과 오만, 당당함과 비굴함의 사이           

전라북도익산교육지원청교육장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낮추는 태도를 ‘겸손하다’ 하고, 태도나 행동 따위가 방자하고 건방지면 오만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오만함으로는 지속적 관계 유지가 힘들 것이므로 누구나 겸손한 사람이 되고자 하며, 그런 사람과 더 가까이 지내고 싶어질 것입니다.

한편 남 앞에 내세울 만큼 떳떳하고 균형 있고 번듯함을 일컬어 ‘당당하다’하며 겁이 많고 줏대가 없어 떳떳하지 못하면 비굴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우리말의 ‘기세당당하다’ ‘위풍당당하다’ ‘정정당당하다’는 말은 당당한 태도를 여러 형태로 표현한 말입니다.

겸손함과 오만함 당당함과 비굴함은 한 지붕 아래 사는 가족처럼 우리의 마음과 태도 속에 깃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생각과 태도, 행위와 습관에는 다양한 형태의 심리적 정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모든 영역의 교육(가정, 학교, 사회교육)에서 겸손함과 당당함은 길러주고, 오만함과 비굴한 태도를 없애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겸손함과 당당함을 가지려면 생각에서부터 언어, 행동, 습관에 이르기까지 배움이 실천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당당함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려면 마음에 거슬림이 없는 떳떳함이 쌓여 있어서 비굴함이나 죄책감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겸손과 당당함은 조선시대의 선비정신을 통해 이어져 왔으며, 일제강점기 애국지사들의 굽히지 않는 독립정신에도 깃들어 있어서 우리 국민정신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에릭 프롬이 소유와 존재에 대해 말했다면 이젠 존재에서 관계로, 관계에서 연결로 나가야 합니다. 존재는 관계와 연결을 통해서 드러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라 관계와 연결의 중요성이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공감과 소통은 원활한 관계 속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으며 공존의 관계는 어디에서도 떳떳한 당당함과 겸손함을 바탕으로 합니다. 가장 좋은 교육은 학습자의 배움이 행위까지 이르도록 습관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시대를 먼저 살아가고 있는 어른들이 도덕적인 당당함과 겸손한 생활 실천 모습을 아이들 앞에서 보여줄 때 후배 세대인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익혀나갈 것입니다. 익산시민들의 당당함과 겸손한 생활은 익산교육과 시민의식을 한층 높여나갈 것이며 살기 좋은 익산의 정신적 기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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