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천으로 녹색도시 익산 만들어요”

사회적기업 (유)사각사각, 환경 운동에 앞장… 1층 셰어 공간에 매장 마련

샴푸바‧대나무칫솔‧고체치약 등 친환경 제품 판매… 리필스테이션 계획 중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과 테이크아웃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평균 약 850톤으로 전년 대비(732톤) 15.6% 증가했다. 정부에서는 급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요한 것은 생산과 유통, 소비, 재활용 모든 단계에서의 플라스틱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환경운동에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다.

바로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다.

제로웨이스트는 모든 제품의 포장과 자재를 태우지 않고, 환경이나 인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토지, 해양, 공기로 배출하지 않으면서 책임 있는 생산과 소비, 재사용을 통해 모든 자원을 보존하자는 의미다<출처:ZWIA(Zero Waste Unternational Alliance)>.

즉, 일상에서 배출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친환경’에 많은 관심이 생기면서 수도권은 물론 전국에 제로웨이스트샵이 생기고 있다.

플라스틱, 비닐봉투 등이 없는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다.

익산에도 제1호 제로웨이스트샵이 문을 열었다.

사회적기업 (유)사각사각(대표 권순표)이 ‘녹색도시 익산을 만들자’라는 큰 꿈을 안고 마련한 ‘게스트지구인’이다.

목공사업을 하는 (유)사각사각은 자투리목을 활용한 퍼즐, 소품을 제작하는 등 리사이클을 통해 기업의 이념을 실천해왔다. 코로나19와 환경운동이 확산되면서 현재의 사업들과 연계한 사업을 고민하다 제로웨이스트샵 열게 됐다.

지난달 30일 문을 연 게스트지구인은 지구의 주인은 지구, 사람들은 지구에 온 손님이란 의미를 담았다. 여행지에서의 숙소를 가면 조심히 사용하고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나오듯, 잠시 들른 지구를 아끼고 조심히 사용하자는 뜻이다.

게스트지구인은 사각사각에서 기획과 교육을 담당하는 장보미 씨(39)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보미 씨는 “사각사각이 사회적기업으로서 지역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때에 환경운동이 떠올랐다. 두 아이를 낳고 키우며 환경문제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손수건과 텀블러 사용 등 작은 실천을 하고 있었다”면서 “익산시민들도 친환경 제품에 관심이 많고, 찾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제로웨이스트샵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은 물론 가까운 전주, 군산에도 제로웨이스트샵이 있지만 익산에는 없어 아쉬웠던 시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게스트지구인은 (유)사각사각 전 직원의 열정으로 완성됐다.

보미 씨와 김옥초 씨(36)는 기획과 친환경 제품 공수를 맡았고 기술개발팀 임현준(47)‧김진솔 씨(27)는 폐목을 활용해 장식장 등을 만들었다. 시니어전문인력 송순임(63)‧김용기 씨(63)도 팔을 걷어붙였다.

모두의 구슬땀으로 문을 연 게스트지구인에는 수 십 여가지의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유)사각사각에서 만든 도마, 냄비 받침, 트레이 등 원목 제품과 샴푸바, 주방 비누, 고체치약, 대나무 칫솔, 다회용 빨대, 삼베로 만든 천연수세미 등.

신박하고 생소한 제품들로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옥초 씨는 “게스트지구인을 준비하면서 고체치약을 처음 사용해봤다. 거품이 덜 나지만 개운함이 강하다. 한 알 씩 사용하니 위생적이고 편하다. 또 종이재질의 지퍼팩이나 알루미늄 통에 담겨 있어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수 있으니 기능적으로나 환경적으로도 1석2조”라면서 “생소한 제품은 직접 써보고 후기를 남겨 고객들의 이해도를 높이고자 한다”고 미소 지었다.

왼쪽부터 김용기, 장보미, 권순표 대표, 김옥초, 송순임, 김진솔, 임현준 씨.

게스트지구인이 지향하는 환경운동은 지금 당장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라는 것이 아니다.

현재 쓰는 제품을 다 사용한 후 바꿀 시점에 친환경 제품으로의 교체를 생각해보길 권유하는 것이다.

보미 씨는 “제로웨이스트는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첫 번째 실천”이라며 “우리 역시 환경운동의 초보다. 계속 배우고 실천하며 다양한 활동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사각사각은 게스트지구인 매장에 환경 관련 책을 비치, 대여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토론회 등을 기획하고 있다. 또 환경운동가 등을 초대해 강의를 진행하고, 환경운동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함께 고민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청년들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도 꾸며볼 계획이다.

‘리필스테이션’ 운영도 하나의 목표다.

기존에 사용하던 세제 통을 가져오면 세제를 담아주는 서비스다. 대표적인 제로웨이스트 운동 중 하나다. 첫 시작은 세탁세제부터 시작할 참이다.

더불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프로젝트도 구상하고 있다.

권순표 대표는 “사각사각 인근에 위치한 중‧매‧서 전통시장과 연계한 ‘비닐봉투 없이 장보기’ 등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을 진행해보고 싶다. 나아가 타 지역 매장들과 교류해 전북을 아우르는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 대표는 “뉴욕에서는 스티로폼 사용이 금지됐고 유럽연합은 일회용 식기류 제품 생산 금지 규정을 발표했다. 이처럼 환경운동은 전 세계 모든 인류가 함께 해야 하는 것”이라며 “녹색도시 익산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익산시민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 사각사각 역시 지역에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며 환경운동에도 함께하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스트지구인 위치 : 익산시 익산대로22길 8, 1층 사각사각 안.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주말 휴무)다.

문의 : ☎063-841-6538.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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