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나만의 가방 만들어 줍니다“

김수진 대표 가방·핸드폰케이스·성경책리폼·벨트·지갑 등 맞춤 제작

가격대비 가성비 높아… 명품가방 갖고 있는 고객들도 주문 줄이어

여자들에게 가방은 자존심이라고 한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가방은 품격을 한층 높여준다. 가방을 손에 들었을 때 우아한 완벽미를 발산한다.

저렴하면서도 멋진 명품가방 못지않은 나만의 가방을 갖고 싶다면?

가죽공방에 답이 있다. 모현동 푸른나무 교회 맞은편에 자리한 ‘革(혁) 가죽공방’이다. 골목길 13㎡(4평) 남짓 공간에 자리한 革 가죽공방은 눈을 크게 떠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하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여성들이 그토록 갖고 싶은 나만의 가방을 만날 수 있다.

주인장은 김수진 대표(52)다. 그는 가방을 비롯해 핸드폰케이스, 성경책리폼, 벨트, 캠핑용 칼집 등을 가죽으로 뚝딱 만들어 낸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가죽은 모두 소가죽. 가공된 제품으로 나오는 크롬가죽과 통가죽을 이용해 본을 뜨고, 다양한 무늬를 만들고, 염색을 해서 고객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만든다.

革 가죽공방 제품의 특징은 액세서리를 달지 않아 ‘심플’하고 가볍다. 하지만 고객의 요청이 있을 땐 장신구를 단다.

제품제작은 염색과 건조과정을 거쳐야 해 2~3일이 소요된다.

革 가죽공방의 장점은 높은 가성비. 제품의 만족도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핸드폰 케이스가 8만 원, 가방은 크기와 디자인에 따라 15만 원~30만 원 선.

김 대표는 “가게가 마을 골목길에 입주해 있다 보니 마을 주민들이 주요 고객”이라며 “제품을 비싸게 받을 수 없는 구조”라고 말한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품질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김 대표는 “고가의 명품가방을 갖고 있는 고객들도 가방을 주문한다”며 “짝퉁 명품가방을 드느니 나만의 가방을 가져보라”고 조언한다.

또 다른 장점은 소비자의 취향에 딱 맞는 제품 구입이다.

큰 가방을 구입하려던 손님이 진열된 중형 가방을 들어보고 더 잘 어울려 주문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제품이 고장 났거나 탈색됐을 경우 언제나 수리할 수도 있다.

지난해 8월 개업한 革 가죽공방은 아직 경영에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김 대표는 내일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하루하루 즐겁게 일 한다.

긍정적인 마음은 곧 희망으로 돌아오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제품에 만족한 손님들의 입소문을 타고 주문이 늘고 있다. 한 번에 가방 3개를 구입한 고객도 있다.

주민들의 응원도 큰 힘이다.

주민들은 가죽공방이 생기면서 마을이 밝고 환해졌다고 반긴다. 문을 일찍 닫는 날이면 “무슨 일이 있나” 며 주민들이 전화한다.

건설회사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던 김 대표는 삶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 손재주를 타고나 만드는 것을 좋아했지만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 때 구세주처럼 ‘내일배움카드’가 찾아왔다. 일을 빨리 배우고 싶은 욕심에 전주평생교육원에서 8개월 동안 여러 과정을 복수로 배워 지난해 개업했다.

김 대표는 “자신이 만든 제품을 들고 다니는 손님을 보면 뿌듯하다”며 “더 열심히 공부해 고객이 만족하는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한다.

또 “수입이 늘어나면 함께 나누는 좋은 이웃이 되고 싶다”고 속내를 밝힌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