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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수 칼럼= '삐빅! 갑질입니다'이희수의 열린칼럼
익산열린신문 | 승인 2021.09.06 08:59

“삐빅”, 갑질입니다

원광대 LINC+사업단 지역선도담당

“아니, 내가 낸 세금으로 월급 받아가면서 이런 것도 안돼?”

주민센터나 기관에서 들어봤음직한 말이다. 필자도 궁금했던 건데 지난해 9월 15일 충주시 유튜브에 “공무원은 내 세금을 얼마나 받아먹을까?”라는 도발적이지만 흥미로운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에 일명, 홍보맨으로 통하는 지방직 공무원 충주시 김선태 주무관이 영상에서 기획재정부에서 공개한 공무원 인건비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장면이 나온다.

김 주무관은 2019년 국가공무원 인건비 관련 예산 자료를 참고해 공무원 총수를 공립 교원을 제하고 135만명, 인건비 총액을 연간 41조6천억 원으로 국민 5천200만 명 기준 1인당 공무원 전체 인건비로 가는 세금이 연간 80만 원이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국방, 소방, 치안, 보건, 행정, 복지 관련된 국가 시스템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궁금한 한 가지, “내 앞에 있는 공무원 한 명에게 나에게서 전해지는 세금은 얼마일까?” 이 질문에 대해서도 김선태 주무관은 80만 원을 135만 명으로 나누면 0.59원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아,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법인세를 제외면 0.48원이다.

계산을 좀 바꿔서 우리 시를 대입해보자. 80만 원에서 현재 익산시 공무원 정원 1천590명을 나누면 우리 시민 한 사람에게서 시청에서 업무를 볼 때 눈앞의 공무원 한 분에게 503.14원이 간다고 볼 수도 있다. 여기서 법인세 18%를 제하면 412.6원이다.

정보 확인을 위해 단순하게 해본 계산이므로 재미로 봐주셨으면 한다.

요즘 누구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쉽게 우울해지고 화가 나는 이른바 ‘코로나 블루’에 빠지기 쉬운 세상이 됐다. 이런 현상은 특히 감정노동을 하는 이들에게 있어 더욱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한국일보의 9월 3일 “밤 12시에 물 달라" 심부름에 욕설까지… 자가격리자 '황당 갑질'”이라는 기사에 의하면 경기 양주시 공무원 C씨는 시에서 격리 기간 생활필수품으로 쌀, 햇반, 라면, 즉석찌개, 참치캔 등을 포장해 보냈는데, 이 가운데 일부를 다른 물품으로 바꿔달라는 격리자의 요구에 진땀을 뺐다. 그가 특정인에게만 별도 물품을 보낼 수 없다고 안내하자 그 격리자는 "성의가 없다"면서 신경질을 냈다. 특히, 공무원 대부분은 담당 업무를 계속하면서 자가격리자 관리 혹은 백신접종 안내, 재난지원금 교부 등의 코로나19와 관련한 업무를 겸하고 있다.

코로나19 병동 의료진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세계일보가 대한간호협회와 공동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환자 또는 환자가족으로부터의 갑질 경험 여부’(중복 응답)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3.3%가 ‘고성, 욕설, 폭언 등 언어폭력’을 당했다고 답했다. ‘업무 외 부당한 요구’를 받았다는 응답이 34.7%였으며, ‘물리적 폭력(물건 던지기 등)’을 경험했다는 간호사도 11.7%나 됐다.

도내 A기관에 근무하는 장 아무개(가명) 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대민업무를 하는 일 특성상 그는 늘 친절한 직원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항상 웃는 얼굴로 민원인을 대하던 그의 얼굴이 흐려진 날이 있었다. 어느 날 한 민원인이 내방해 그에게 욕설과 함께 싸가지가 없다는 등의 폭언을 하기 시작하자 그의 머리는 새하얘졌다. 공포와 긴장감으로 인해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 없었다. 그는 사무실의 소란을 막기 위해 민원인을 안내했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민원인의 거센 발길질이었다. 장 씨는 이 일을 겪은 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들다는 말을 덧붙였다. 사무실 분위기상 이런 일이 있어도 내부에서 유야무야 된다는 것이다.

필자도 사실 그런 일을 겪어봤다. 바야흐로 10년 전 콜센터 파트타임 일을 할 때다. 필자는 콜센터 중에서도 가장 업무가 가혹하다는 고객만족팀에 있었다. 당시에 필자의 자리로 전화를 하는 고객님들은 이미 불만사항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날 선 말투로 시작한다. 얼굴이 안 보이니 다짜고짜 상스러운 욕을 하는 이도 허다했다. 그럴 때면 비상계단에서 멍하니 앞만 바라보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스스로에 대한 위로의 전부였다.

업무 태만이 있다거나 정말 개선이 필요한 것은 공식적인 민원을 제기하면 된다. 누구나 상식적으로 봤을 때 문제 있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 청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정을 요구하는 게 정답이다.

상대방이 공무원이든 콜센터 직원이든 타자(他者)를 ‘내가 막 대해도 되는 자’가 아니라 ‘나와 동등한 사람 대 사람’으로 보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보는 관점이 우리 사회에 필요해 보인다. 

4차 산업혁명시대도 도래했으니 모두가 행복하게 일하고 웃을 수 있도록 ‘갑질 판독기’도 언젠가 등장했으면 좋겠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며 글을 마무리해본다.

일선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 하는 모든 분들을 열렬히,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추신. “우당탕탕 신혼부부 익산살기”는 더욱 재미있는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필자에게 있어 이 세상에서 제일 멋지고 듬직한, 사랑하는 남편 덕분에 소재는 매일매일 무한으로 생성되고 있으니 기대해주셔도 좋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다음에!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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