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에서 밀려오는 우수 500mm 구거 감당 못해 마을로

주민들 “마을 앞에 아파트 신축하면서 자연배수 차단” 주장

남중동 일대도 상습 침수…박철원 의원 “항구적 대비” 촉구

“30여 분 내린 비에 마을이 잠겼습니다. 올해는 비가 적게 내려 천만다행입니다만 전 세계에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송학동 신영마을 주민들은 지난 8월 29일 아침 차오르는 물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예년에도 폭우가 쏟아지면 도로가 잠겼지만 이날처럼 심각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중앙동 전통시장 침수가 떠올라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지난 9일 찾은 신영마을은 집집마다 모래주머니 포대가 대문 앞에 쌓여 있었다. 마을 앞 도로가 농작물에는 물줄기가 휩쓸고 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주민들은 침수가 발생한 뒤 시청에서 모래주머니를 공급하고, 펌프를 이용해 물을 빼냈다고 말했다.

주민 A씨는 “옛날에는 비가 많이 내리면 마을 앞 논 쪽으로 물이 빠져나갔다”며 “이곳에 아파트가 건립되면서 물길을 막아 침수가 커졌다”고 주장했다.

주민 B씨는 “물이 마당으로 삽시간에 들어와 무서웠다”며 “고추밭에도 물이 차는 바람에 수확량이 3분의 1로 줄었다”고 호소했다.

신영마을 침수는 이미 예고됐다.

김선숙 통장은 “우수관로가 마을보다 높게 설치돼 있어 물이 빠져나갈 수 없는 구조”라며 “그나마 우수관이 연결된 구거 끝부분이 하천과 연결되지 않아 고지대 빗물이 마을로 밀려 온다”고 주장했다.

박철원 시의원(오산·모학·송학)은 “참빛교회 등 마을 위쪽 5개 방향에서 한꺼번에 내려오는 우수가 겨우 폭 500mm 정도의 구거를 통해 인근 하천으로 빠져나가게 되어 있어 약간의 강수에도 주택가 침수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익산시는 건축 중인 송학 크레지움캐슬 아파트가 준공되어야 구거 확장공사를 시행할 수 있다며 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며 “아파트 준공 예정인 내년 10월까지는 올해와 같은 물난리를 겪어야 하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에 ‘물의도시 익산’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헌율 시장이 만성적인 도심침수는 방치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익산시청 홈페이지 ‘시정에 바란다’에는 남중동 일대 침수 사진과 함께 익산시의 무능한 수해대책을 지적하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남중동 일대 매번 비가 오면 침수됩니다. 매년 민원을 넣고, 매년 시청직원과 소방관이 현장 확인 후 해결방안을 서류화 하고 직접적인 방안을 찾겠다 하면서도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라며 ”최근 8월 29일 잠깐의 비에도 침수되어 주택 일부와 기타 자제 등의 피해가 있었다“고 호소했다.

지난 달 29일 남중동 침수 현장.

인화동 이마트 인근 주택가도 상습 침수지역이다. 상가 입구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모래주머니가 비치되어 있다.

송학동 영무예다움 아파트 인근 주택가도 지난해 어른 무릎높이까지 물이차 소방공무원들이 배수작업을 펼쳤다.

박철원 시의원은 “하수도의 우수관 및 오수관, 구거 등 모든 배수시설을 체계적으로 재검토해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 호우와 홍수 등 자연재해에 항구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대책과 구체적인 복구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도시계획을 재정비하고, 개발행위에 앞서 시민의 안전을 위한 조치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어른 무릎높이까지 물이 차오른 송학동 영무예다움 아파트 인근.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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