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로변·버스 정류장에도 생활쓰레기 가득 이미지 훼손

황등 삼거마을 주민들 꽃동산 조성 쓰레기 투기 막아

황등 근로자아파트 맞은편 도로변. 불법투기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있다. 농업용 검정비닐, 선풍기, TV, 옷걸이, 벽지, 이불, 닭 모이판 등 각종 생활쓰레기가 비닐포대에 담겨 있다.

쓰레기더미 속에서는 규격 쓰레기봉투도 보인다.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물병과 종이박스도 나뒹군다. 수확한 벼를 옮기거나 공사자재를 담는 대형 포대인 일명 톤백 속에는 스치로폼이 가득하다.

황등면 율동마을 버스정류장은 쓰레기불법투기 단속구역이라는 표지판이 무색하게 각종 생활쓰레기가 버스정류장 절반을 점령하고 있다.

함열읍 짬뽕의 명가 옆, 삼기면 하나로 대로변 등 여러 곳도 크고 작은 쓰레기 더미가 차지하고 있다.

예전에는 사람의 눈길이 뜸한 곳에 쓰레기를 버렸다면 지금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농촌지역 불법쓰레기 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버리고 치우는 반복되는 쓰레기투기를 근절시킬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시민 A씨는 “함열~황등~익산을 잇는 23번 국도는 북부권에서 익산으로 진입하는 관문”이라며 “도로변에 쌓여있는 불법쓰레기가 익산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A씨는 또 “대형포대에 담긴 쓰레기는 부피가 커 일반시민이 버릴 수 없다”며 “이는 불법투기에 익숙한 기업형 투기”라고 주장했다.

시민 B씨는 “누군가는 버리고, 지자체는 치우는 쓰레기 행정으로는 불법투기를 막을 수 없다”며 “마을별 쓰레기 분리배출장 설치와 단속 등 적극적인 쓰레기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 C씨는 “작은 무질서가 더 크고 심각한 범죄를 야기할 수 있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불법쓰레기를 방치하면 더 큰 쓰레기장으로 둔갑한다”며 “불법투기쓰레기장을 아름다운 꽃동산으로 만든 황등 삼거마을 주민들을 본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촌마을 불법쓰레기투기가 도시경쟁력을 떨어트린다는 지적도 있다.

귀촌을 고려한 D씨는 “주민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소각하는 모습에 귀촌을 접었다”며 “맑은 공기와 깨끗한 환경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도시민들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익산시청 홈페이지에는 아파트에 살다가 오산면에서 행복한 농촌생활을 누리고 지내고 있다고 밝힌 40대는 ‘’농촌생활의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에 쓰레기문제는 아주 큰 영향을 줍니다. (중략) 옆 마을에 분리수거대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위치파악도 할 겸 가보았습니다. 분리수거장소에 쓰레기가 넘쳐있었습니다. 아마 업체의 뜸한 수거도 문제가 있었던 것 같고 무엇보다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고 버리는 농촌어르신들의 비협조에도 원인이 있어보였습니다"라고 썼다.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마을로 소문난 석암동 추산마을 이장우 이장은 “농촌생활쓰레기 문제는 하루 이틀사이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분리수거 등 지속적인 환경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장우 이장은 또 “불법소각은 제2의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며 “쓰레기봉투 무상 공급과 마을별 분리배출장 설치 등 적극적인 쓰레기행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익산시 관계자는 “불법투기 쓰레기 내용물을 확인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청소대행업체에 의뢰해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마을 이장이나 대표가 부지를 확보하고 시에 요청하면 분리수거 시설을 지원하고 있다”며 “고령의 농촌주민들을 대상으로 분리배출 계도와 홍보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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