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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혈단신 일본 귀금속시장 평정한 ‘익산인’ 김경진 회장열린신문이 만난사람=‘익산 금관의 후예’ 김경진 재일한국인귀금속협회 상임이사
익산열린신문 | 승인 2021.10.06 10:17

웅포면 출신 혈혈단신 일본 건너가 30년 만에 귀금속 시장 평정 ‘우뚝’

‘익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결성 어려울 때 단결 ‘한국인의 힘’

“도쿄에 전북출장소 없어 익산시 등 전북도와 상호교류 못해 아쉬워”

혈혈단신 현해탄을 건너가 일본 귀금속 시장을 평정한 ‘익산인’이 있다.

바로 김경진 재일한국인귀금속협회 상임이사(회장 역임 후 현재는 상임이사. 이하 회장).

웅포면 출신인 김 회장은 금관의 후예다운 장인 정신으로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일본 도쿄 우에노 귀금속 시장을 평정한 의지의 한국인이다.

일본에서 유한회사 금공예(金工藝) 대표를 맡고 있는 김 회장은 1989년 단신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로부터 30년. 김 회장은 지금 일본 귀금속 시장에 굳건하게 뿌리 내렸다.

김 회장은 장인들이 많은 일본에서 살아남기 위해 두 세배 열심히 일했다.

그야말로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김 회장과 함께 30년 전 도쿄에 정착하기 시작한 금관의 후예들은 타고난 성실성으로 일본 귀금속 시장 80%를 장악하고 있다.

대부분 익산 출신 선후배들로 구성된 이들은 집성촌을 만들었다.

이들은 마침내 2004년 재일본 익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익사모)을 설립했다.

당시 창립회원은 70여 명이 참여했다.

1970년대 당시 이리수출자유지역에서 생산되는 귀금속 제품들이 전 세계로 수출됐기 때문에 한 때 익산은 귀금속 장인들이 모여 호황을 이뤘다.

하지만 90년대부터 수출저조와 내수침체가 이어졌다. 때마침 일본의 귀금속 인력부족으로 취업비자가 발급되면서 익산공단 기능공들은 일본으로 모이게 된다.

이것이 발전돼 1999년 ‘재일한국인 귀금속협회’가 만들어졌다.

이 단체는 현재 1천여 명의 가족과 함께 도쿄 오카치마치를 중심으로 생활하고 있다.

일본 도쿄 귀금속 세공업거리인 오카치마치에 집단을 이루어 삶의 터전으로 삼고 30년 넘게 귀금속 세공을 업으로 꾸준히 한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 한국인 귀금속 세공전문가들의 삶의 애환과 희로애락, 그리고 지치지 않는 희망에 관한 스토리에 김 회장이 중심에 있다.

현재 일본 시장에서 제작되는 귀금속 제품은 이들 손을 거치지 않고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일본 현지의 반응이다.

재일한국인 세공전문가들은 기술이 좋고 손이 빨라서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밀기술에서 세계 최첨단을 자랑하는 일본에서 한국인들의 손기술이 인정받고 있다는 뜻인데 한국 세공인들이 지난 30여 년간 눈물과 땀으로 쌓아 만든 성취다.

그 시작이 순탄했을 리가 없다.

초기엔 한국인에 대한 인지도와 대우가 모두 좋지 않았고 작업환경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열악했다는 것이 김 회장을 포함한 오카치마치 1세대의 한결같은 회고다.

공장에서 먹고 자면서 밤을 새우는 것은 기본이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이 일상이었다.

김 회장도 마찬가지다. 1990년 일본회사에 근무하며 갖은 수모와 힘겨움을 이겨내야 했다.

김 회장은 1995년 (유)금공예를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재일한국인 귀금속협회 창립멤버로 임원, 이사, 부회장, 회장을 역임, 현재는 상임이사직을 맡고 있다.

성실하고 우직하게 오로지 한길만 보고 다이아몬드 커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오카치마치의 한국인 귀금속 세공업체는 일본 도쿄 한복판, 우에노 옆에 밀집해 있다.

이곳에는 약 500명의 한국 세공인들이 집단을 이루어 귀금속 세공을 한다.

오카치마치는 일본 에도시대부터 귀금속 관련 장인들이 모여 있던 곳이다.

이곳 오카치마치의 한인 세공인들은 금, 백금, 다이아몬드, 오팔, 사파이어 등의 귀금속으로 반지, 목걸이, 펜던트 등을 만들어 긴자의 고급 매장에 납품한다.

귀금속 세공은 새끼손톱처럼 비교적 큰 보석부터 지름 0.1mm 전후의 보석을 아주 세밀하게 고정하는 일이 주 업무인데 일의 특성상 눈의 피로가 가중되어 모두가 노안이 일찍 오거나 시력이 좋지 않아 안경을 끼는 일이 많다.

김 회장은 이곳에서 협회조직을 뒷받침해주는 부인회조직, 어린이 토요한글학교 설립, 회원가족 일본어 교실운영, 회원자녀 장학금전달, 한국농악교실, 회원 가족 무료건강검진, 분쟁조정위원회설치, 보석전시회 등 전북 출신 세공인 들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귀금속 협회건물을 구입한 것이다.

김 회장은 “형편이 어려운 때일수록 회원들 상호, 화합과 건강이 중요하다.

한국 세공인들은 점점 노령화되고 있다”며 “힘들 때 단합하는 한국인처럼 협회를 중심으로 단결하여 이겨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그러면서 “도쿄에 전북출장소가 있으면 상호교류 등 유대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며 “과거에 있었는데 현재는 없어 도쿄 전북인들이 전북도와 교류를 하려해도 못한다”고 덧붙였다.

김경진 회장은 재일한국인귀금속 협회 6대 회장을 역임했고, 재일본 도민회 부회장, 민간 도쿄지부 부의장, 재일본 한국인 귀금속 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황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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