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도 캠핑카·텐트 수십개 … 접근성·환경 좋아 캠퍼들 선호

캠퍼들 “캠핑 막지 못한다면 수도·간이화장실 설치 오염 막아야”

19일 오후 만경강은 이름 모를 물새소리와 바람에 이는 억새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자전거 도로에는 라이더들이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며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만경강 둔치에 마련된 인라인스케이트장 옆 공간에는 평일인데도 캠핑카와 텐트 10여개가 자리하고 있었다.

캠핑카와 텐트에서는 휴식을 취하는지 인기척이 없었다. 캠핑카를 타고 온 캠퍼들이 서둘러 텐트를 치기도 했다.

캠핑카 주변에는 모닥불을 피운 흔적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모닥불을 피우고 남은 재는 버려져 있었다. 마스크, 종이컵, 휴지, 물병, 음식을 담은 플라스틱 용기도 보였다. 애완견의 배설물도 흩어져 있었다.

만경강 둔치는 주말이면 춘포교 아래를 비롯해 곳곳에서 캠핑카와 텐트를 치고 여유를 즐기는 캠퍼들이 가득하다.

문제는 만경강 둔치는 캠핑에 필요한 수도시설이나 화장실이 없거나 부족한 점이다. 익산관내 만경강에는 동산동 유천정자 옆을 비롯해 화장실이 3곳뿐이다. 이 화장실도 탐방객과 라이더들을 위한 시설이다.

시민 A씨는 “최근 가족들과 함께 만경강 둔치에 나들이 나와 온갖 쓰레기만 보고 갔다”며 “익산의 젖줄인 만경강이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캠퍼 A씨는 “캠핑의 계절을 맞아 접근성과 자연환경이 좋은 만경강을 주로 찾는다”며 “캠핑 자리가 없어 되돌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비대면 시대흐름과 여가생활 변화로 캠핑인구가 급속히 늘어 나면서 캠핑장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며 “만경강 둔치는 캠핑마니아들이 선호하는 장소”라고 주장했다.

캠퍼 B씨는 “만경강 캠핑을 막지 못할 상황이라면 국민여가장으로 만들거나 간이화장실 등을 설치해 오염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며 “관계기관의 적극 행정이 아쉽다”고 밝혔다.

익산시 관계자는 “만경강 둔치는 캠핑이 가능한 지역도 금지지역도 아니다”며 “현재로서는 캠퍼들을 위한 추가시설 설치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확인했다.

시민 C씨는 익산시청 홈페이지 시정에 바란다에 ‘<전략> 만경강은 우리가 보호해야할 강입니다. 더 망가지기 전 선제적으로 대책을 세워 보호하자는 말입니다. 내가 알기론 그동안 많은 양의 폐기물이 버려졌고, 그것들이 토사에 묻히거나, 억새나 갈대에 가려져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지금부터라도 더 이상 폐기물을 버리지 못하도록 근본적인 대책 강구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썼다.

내고향 물해설가로 활동하는 이종진 씨는 “만경강 유역은 면적으로만 보면 전북의 20%지만 그 유역에 전북인구의 60%가 살고 있다”며 “그만큼 다양한 삶이 녹아있고 그 삶에는 아름다운 추억과 치열한 생존의 장“이라고 밝혔다.

만경강은 천연기념물 황새, 흰목물떼새 등 멸종위기 보호종과 알비노 큰기러기, 노발부리저어새 등 수 많은 조류와 어류의 보고이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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