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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에세이=바늘잎나무김은희의 익산을 걷다
익산열린신문 | 승인 2021.11.29 08:50

“겨울에도 늘 푸르른 바늘잎나무”

애벌레숲 자연학교 대표

시간의 흐름은 여러 방법으로 느껴지지만 특히 식물을 통한 시간의 흐름은 유난히도 눈에 띈다. 노랑, 주황, 빨강, 갈색의 예쁜 단풍들을 온전히 감상하기도 전에 눈이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첫눈이 내렸고, 가로수의 낙엽들을 쓸어담은 낙엽비닐봉지들은 여기 저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젠 정말 겨울이 오고 있다는 증거이다.

여름의 덥고 습한 날씨에 반해 우리나라 겨울은 매우 건조하고, 춥다. 초록색이 주는 풍성한 느낌과 달리 초록색 잎을 볼 수 없는 나뭇가지만 보이는 겨울은 쓸쓸함마저 느끼게 한다. 하지만 나뭇가지만 남은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초록색을 띠는 늘 푸르른 나무, 바늘잎 나무들 덕분에 그나마 겨울이 쓸쓸함만 주는 건 아니다. 나무는 잎이 넓은 활엽수와 잎이 뾰족한 침엽수로 크게 나뉘어진다. 넓은 잎은 다시 느티나무와 같은 가을이면 잎이 떨어지는 낙엽활엽수, 동백나무처럼 잎이 떨어지지 않는 상록활엽수가 있다. 또한 잎이 뾰족한 침엽수 즉, 바늘잎 나무도 메타세쿼이아처럼 잎이 떨어지는 낙엽침엽수, 소나무와 같이 잎이 떨어지지 않는 상록침엽수로 나눈다. 침엽수의 나무들은 열매의 특성 때문에 구과식물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구과식물인 늘 푸르른 바늘잎 나무는 우리가 사는 곳, 가까운 곳에서 여러 종류로 만날 수 있다. pine의 소나무류, 잣나무, fir의 전나무, 구상나무, spruce의 가문비나무류, Cedar의 삼나무, 개잎갈나무, Cypress의 편백, 낙우송, 율마 등이 있다. 눈이 내리는 날을 기다리는 아이들처럼, 눈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이 구과 식물들의 열매에 눈이 쌓이면 야외에 꾸며진 크리스마스 트리의 장신구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눈쌓인 구과 열매를 보면서 연말의 정리의 시간, 연초의 희망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늘 푸르른 바늘잎 나무 중, 편백은 겨울에도 늘 푸르른 잎으로 겨울의 삭막함을 저감해주는 기능도 있는데다가, 피톤치드의 상쾌한 향기를 발산해 면역력을 증진시켜주고 스트레스 조절 등 우리의 몸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준다. 그런데 피톤치드는 사실 식물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뿜어내는 물질이다. 식물은 다른 동물처럼 스트레스 상황을 피해 다닐 수 없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물질을 내뿜는 것이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물질이지만 신기하게도 피톤치드에는 다양한 긍정적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우리에게 대표적인 산림치유인자로 활용되고 있다. 편백숲으로 알려진 익산의 배산체육공원의 편백숲은 편백이 아니라 화백으로 조성되어 있다. 편백과 화백의 구별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잎의 뒷면을 보고 구분할 수 있다. 편백의 경우 잎의 뒷면에 하얀색의 영어 y자 모양이 보이고, 화백의 경우 w자 모양이 있다.

겨울이 삭막하지 않는 이유인 이 늘 푸르른 나무는 안타깝게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유는 이들은 추운지방에서 잘 살아가는 식물이기 때문이다. 잎이 활엽수와 달리 바늘처럼 뾰족한 이유도 추운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표면적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으로 진화한 것이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식물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그 중 대표적으로 바늘잎 나무들이 살아가기에 점점 힘이 드는 상황이 되었다. 기후변화에 대한 우리의 행동변화가 없다면 언젠가는 우리가 사는 이 지역에서 바늘잎 나무를 볼 수 없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늘 곁에 있고, 흔한 것에는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그 흔함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겨울의 푸르름을 지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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