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아이와의 대화법

- 소중한 내 아이에게 올리는 ‘조공’의 힘

마음채심리상담센터장 교육마술연구센터장

지금 시각 오전 7시! 나는 믿지 못할 광경을 보고야 말았다. 내 딸아이의 방문이 열려있고, 눈에 불이 켜진 채 고2 딸이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내 생에 우리 큰 딸이 아침부터 저렇게 열공하는 일은 처음이라 방해되지 않으려 조심조심 아침을 준비했다.

8시쯤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아이에게 따뜻한 우유 한잔을 쟁반에 받쳐 들고 가서 아주 공손히 “조공 올리옵니다. 따뜻한 우유 한 잔 하시지요”라고 말하자 딸아이는 눈이 동그래지고, 코는 벌렁이며 당황스러워하면서도 좋아한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던 고양이 구름이에게 말했다.  “구름아~ 나 한번 만져 봐~! 지금 이게 꿈이 아닌 거지? 꿈이냐? 구름아? 어? 구름아? 성아(가명) 누나가 지금 아침부터 책상에 앉아서 눈에 불을 켜고 공부를 하고 있었다고! 이게 실화냐고? 어머? 진짜 네!” , “성아야~!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던 거야?”라고 말하자, “엄마 나 새벽 2시부터 계속 공부하고 있었어!”라고 말한다. 그러고는 이러쿵 저러쿵 요즘 공부를 해야겠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각오와 다짐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며칠 후 기말고사가 끝나고 살짝 많이 느슨해진 요즘~ 나의 눈빛이 말은 하지 않았지만! 굉장히 스스로 주의한다고 했지만! 살짝 걱정과 한심의 눈빛이 아이에게 발사된 모양이다.

고2 딸아이는 나에게 먼저 말을 건넨다. “엄마~! 내가 누워 있다고 해서 내가 유튜브를 본다고 해서 내가 노는 게 아니야! 이놈의 유튜브가 공부 자극 영상을 추천해 준다고! 나는 누워서도 공부 자극하는 영상을 보고 있는 거였다고! 그래서 자극돼 다시 공부한다고!”라고 고백하듯 하소연 한다. 

이 당시 살짝 아이에게 ‘시험 끝났다고 너무 느슨한 거 아니야! 이제 고3인데? 그래서 너가 원하는 학교에 갈 수 있겠어?’라고 노력을 좀 더 부추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나의 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것을 알기에 말하지 않고 염려만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역시나 비언어적 메시지에 강력한 힘으로 아이는 느끼고 말았다. 그 불편함을 나에게 토로한 것이다. 다행히 그동안 잔소리를 덜 했던 덕에! 그동안 올렸던 조공들 덕분에! 아이가 직접 나에게 불편한 마음을  말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말해 주는 건 굉장히 감사한 일이다. 아이가 자기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니!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말해 줘서 고마워, 그럼 앞으로도 뒹굴거리고 있을 때 아무 말 말고 기다리면 되겠어? 아님 자극 되게 말 해 줄까? 어떻게 해주면 괜찮겠어?” 이 말에 큰아이는 ‘그냥 아무 말 말아줘! 그럼 내가 알아서 할 거니까!’, 작은 아이는 ‘자극되게 말해줘!’라고 말한다.

한 지붕 아래 같은 부모에게서 자라고 있지만 아이의 기질이 다르다 보니.

전문가인 나도 어려움이 있는데 많은 부모님들은 얼마나 어려울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 자녀들은 또 얼마나 어려움이 있을까?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답을 정해 놓고 대화를 하는 부모님이나 아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다가 결국은 부모님의 의견으로 몰고 가는 대화들이 있는데 이런 일상이 반복이 되면 더 이상 대화를 단절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에 대해서도 나에 대해서도 ‘어차피 내가 무슨 생각을 하던 결과는 정해져 있는 거 아니야?’라는 무력감을 느껴 수동적인 나약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성인으로 자라는 과도기에 있다. 몸도 마음도 굉장히 혼돈의 시기이다. 몸도 자라고 가치관도 정립이 되어 가고 있다.

내 마음에 흡족하지 않더라도! 아이가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안 될 것 같아도!

아이가 남들보다 뒤쳐져 보여 조바심이 나도!

아이가 스스로 발심이 나서 행하지 않는 행동은 순간 물거품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PS. 답이 정해져 있는 나의 사고가 아이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답이 정해져 있는 나의 사고 : 이런 사고들로 인해 아이에게 공부 하라는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 ‘고3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는 사고

- ‘원하는 대학에 가려면 진짜 열심히 공부해야만 한다.’는 사고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