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시민들 ‘귀족 스포츠 승마’ 즐긴다

실내·외 마장 갖추고 교관 5명·말 12마리 상주 승마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당뇨 등 성인병 예방·근골격계에 좋아…어린이들 정서안정·집중력 향상·신체발달 도움

귀족 스포츠로 알려진 승마를 익산시민들도 맘껏 즐길 수 있게 됐다. 익산시 공공승마장이 2월 시민들에게 개방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19일 오후 찾은 공공승마장은 넓은 부지와 산뜻한 건물 모습이 첫눈을 사로잡았다. 입구에 설치된 ‘익산시 공공승마장’ 입간판이 초행길인 기자도 이곳이 승마장인 것을 알 수 있었다.

40여 면에 이르는 주차장도 갖추고 있어 주차가 편리했다.

주차장 너머 야외원형마장에서는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교관 4명이 줄지어 말을 훈련시키고 있었다.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질주하는 말에서 야생마의 본성이 느껴졌다.

이곳에서 훈련하는 말은 키가 작은 제주도 말과 웨일스 포니 종으로 어린이들이 말 체험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다.

야외원형마장 옆에 설치된 말 워킹머신에서는 키가 큰 말들이 줄지어 걷고 있었다. 헬스장에서 사람들이 런닝머신에 올라 운동하는 것과 같다.

말의 숙소인 마방은 말들이 훈련에 나가 비어 있었다. 2살짜리 아기 말 ‘애니2’가 홀로 마방 한 켠을 지키고 있었다.

아기 말이라고 하지만 200kg에 이르는 애니2는 엄마 말과 헤어진 탓에 식욕부진 등으로 특별관리를 받고 있었다.

실내마장에서도 교관들이 말 훈련을 하고 있었다. 말들은 천천히 걷는 보행을 하다 속도를 높여 전력질주를 반복했다.

여자교관이 탄 말은 발걸음이 경쾌해 보였다. 반면 남자 교관이 탄 말은 머리를 한쪽으로 돌린 채 거친 호흡소리를 연신 내뿜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이상동 수석교관은 말이 힘들다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귀띔한다.

실내마장 한쪽에선 교관이 채찍을 허공에 휘날리며 말을 훈련시키고 있었다. 겁이 많은 말이 자동차 경음기나 사람들의 목소리에 놀라지 않도록 하는 조마삭(調馬索)훈련이다. 교관의 채찍은 소리를 내는 데 쓰인다고 한다.

용안면 난포리 일대 3만9천여㎡의 부지에 자리한 공공승마장은 실내마장(75X35m 규모)과 실외 원형마장, 말워킹머신, 마방, 창고, 관리사무실(휴게실·탈의실·교관사무실) 등이 갖춰져 있다.

익산시는 VR 말산업체험관과 관람석 등을 추가로 시설하고, 용안생태습지공원, 용머리고을, 성당포구 마을 등과 연계한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VR 말산업체험관에서는 가상현실에서 승마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공공승마장은 교관 5명과 말 관리사 3명, 말 12마리가 한 식구다. 교관과 말 관리사들은 승마관련 학교를 졸업하고 자격증을 취득한 최고의 전문가들이다.

말은 윔블러드, 더러브렛 등 외래종이지만 대부분 국내에서 출생했다. 이름이 ‘씨트럼프’는 지난 2014년 출생해 올해 9살로 장애물경기에 특화됐다. ‘코리아 기적’은 2000년 태어났다. 부마(아버지 말)는 ‘한센’, 모마(어머니 말)는 ‘프리실라’다.

학생들 승마용 말은 ‘바람섬’, ‘누룽지’, ‘서프라이즈’, ‘애니2’ 등으로 이름도 귀엽다.

공공승마장은 일반인에게 개방과 함께 모든 익산시민을 대상으로 승마체험과 기승(騎乘)을 진행할 예정이다.

말을 만져보고 작은 말을 타는 승마체험은 5세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 가능하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는 큰 말 안장에 오르는 기승강습을 할 수 있다.

기승은 양 다리로 말을 감쌀 수 있어야 해 키가 1m10㎝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몸무게가 80kg 이상인 사람은 말을 탈 수 없다. 말이 사람의 몸무게를 견뎌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승마체험과 기승강습은 회원제로 운영한다, 회비와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또 공공승마장에서는 선수도 양성할 계획이다.

승마가 신체와 정신건강에 좋은 스포츠로 인식되면서 승마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상동 수석교관은 승마의 장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자랑한다.

우선 동물과 함께하는 유일한 스포츠로 말과 교감하면서 힐링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승마는 속보만으로도 걷기의 4배, 수영의 1.9배 운동효과를 거둬 다이어트와 당뇨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승마를 하면 틀어진 골반과 척추교정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승마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허리가 굽거나 거북목이 없다.

또 장기능 활성화로 뱃살과 변비가 사라져 S라인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 하체근육 단련에도 최고의 스포츠다.

낙마하지 않으려면 말과 호흡을 맞추면서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잡념이 사라져 정신건강에도 이롭다.

승마는 특히 어린이들에게 좋다. 말과 교감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과 집중력을 길러 학습효과를 높여 준다. 승마체험을 경험한 어린들의 공통점은 핸드폰을 멀리한다. 성장판이 닫히기 전 어린이라면 키가 더 클 수 있다.

익산시는 지난해 11월 공공승마장 준공 기념 제1회 익산시장배 전국승마대회를 이곳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해 호평을 받았다. 승마대회에는 장애물과 지구력 종목에 선수 300여 명과 말 200여 마리가 출전했다.

특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공공승마장 인근 금강수변에 마련된 승마길을 달리며 기량을 뽐냈다.

앞으로 전국승마대회, 유소년승마대회, 지구력대회 등도 개최할 예정이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