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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자이' 아파트 공사 현장서 고려시대 유물 다량 출토마동공원 민간특례사업 터파기 도중 발견...공사 강행 논란 일 듯
송태영 기자 | 승인 2022.02.08 14:26

익산 출신 전창기 전 부여문화연구소 연구원,"고려시대 사찰이 있었다는 증거"

"익산의 단절된 고려시대 역사 연결할 소중한 사료…전문조사해야" 목소리

마동공원(고봉산)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 현장에서 출토되 고려시대 어문골 기와.

익산시내권 지역에서 처음으로 고려시대 어골문 기와와 해무리굽 청자가 출토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과 함께 전면조사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려유물이 출토된 곳은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익산 자이 아파트)이 추진되고 있는 마동공원 공사현장(고봉산)으로 익산의 대표적인 친일파 박기순·영철 부자의 묘지를 이전하면서 얼굴을 드러냈다.

학계에서는 이번 유물 출토가 익산의 고려시대 역사를 연계할 수 있는 소중한 사료로 평가하고 있다. 익산은 일제강점기 급조된 신흥도시로 마한·백제시대 유물은 다량 발굴되고 있는 반면 고려시대 유물은 발굴되지 않아 역사적으로 단절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고려 유물을 처음으로 확인한 전창기 전 부여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어문골 기와와 해무리굽 청자는 고려시대 왕궁이나 사찰에서 사용했다”며 “어문골 기와가 다량으로 출토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박기순·영철 부자 묘지 인근에 고려시대 사찰터가 분명히 자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시대 해무리굽 청자 편.

전 씨는 또 “양지바른 남향 등 주변의 정황으로 볼 때 고려시대 사찰이 있던 명당자리에 박기순의 후손이 대규모의 무덤을 조성하면서 절터는 파괴되고, 사찰의 흔적으로 남아있던 기와들이 무덤 주변에 버려졌을 것”이라며 “공사가 더 진행되기 전에 정밀 발굴조사와 함께 유물 수습이 하루빨리 이뤄져 익산문화에 또 하나의 성과가 확인되는 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지난 2020년 7월 아침 저녁으로 산책을 하면서 기와조각을 보고 한눈에 고려시대 어골문 기와인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이후 장경호 시의원을 통해 익산시에 고려유물 출토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문의했지만 아직 답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찾은 현장은 박기순·영철 부자의 묘비석, 제단, 기단 등이 널브러져 있고, 기와조각이 산재해 있었다. 묘비석 옆면에 쓰여진 영철(榮喆) 두 글자가가 이곳이 박기순·영철 부자의 묘지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묘지 좌우에는 시굴조사를 한 흔적이 보였다. 시굴조사를 위해 흙을 파낸 벽면에는 수많은 기와 조각이 박혀 있었다.

시굴조사 지역은 황토 흙과 검정색 흙이 확연이 구분됐다. 검정색 흙은 밀려온 퇴적토로 주변에 건물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시굴조사를 위해 흙을 파낸 흔적과 파묘를 흙으로 덮은 모습.

이장한 묘지는 봉분을 새로 만든 듯 흙으로 덮여 있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개발공사를 위해 묘지를 이장한 뒤에는 분묘를 그대로 둔다”며 “파묘를 흙으로 다시 덮은 것은 고려시대 유적에 대한 흔적을 감추고 공사를 진행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 “시굴조사도 마지못해 보여주기 식으로 진행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이 정도의 유물이 출토된 곳이라면 전면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산시는 "현장조사 보고서를 문화재청에 올린 상태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고려시대 기와가 나왔다고 해서 공사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익산시는 지난해 마동테니스공원 조성공사 현장에서 초기철기시대 토광묘·옹관묘 등이 발굴됐는 데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공원조성사업을 진행해도 된다는 공문에 따라 공사를 진행한 전례가 있다.

당시 문화재 전문가들은 “역사문화도시를 표방하는 익산시가 역사유적 보존보다 개발에 손을 내미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시굴조사 현장을 설명하는 전창기 씨.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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