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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되면 약속하곤 끝나면 나몰라라익산목발노래보존회, 빗물 새는 전수교육관서 보전·계승 힘겹게 이어가
황정아 기자 | 승인 2022.04.04 10:53

익산시 전수관 건립 요청 수년째 묵묵부답… “시유지라도 매입하고 싶어”

비 오는 날이면 익산목발노래보존회 전수교육관의 필수품이 된 빗물받이 그릇들.

“비가 오면 교육관 천장이 새 곳곳에 빗물받이 그릇을 놓느라 바쁩니다. 그나마 건물주인의 배려로 계약을 3번이나 연장했지만, 이제 더 이상의 연장도 어려운 형편입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이곳은 함라면에 자리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호 익산목발노래 전수교육관이다.

전국에서 익산목발노래를 배우기 위해 많은 국악인, 대학생들이 찾는 교육관이 문을 닫아야하는 위기에 처했다.

교육관이 없어진다면 문화재 지정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익산목발노래는 1973년 전북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됐다. 이후 2005년 보유자 박갑근 선생의 작고로 문화재 지정해제를 겪는 아픔을 겪었다. 조현숙 대표가 2009년 보존회장을 맡으며 2012년 재지정됐다.

10여 년 동안 사비를 털어 보존회를 운영해 온 조 대표는 “당시 문화재청, 전북도, 익산시 등 그 누구도 문화재 해제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최호준 선생과 함께 보존회를 설립하고 자료 수집에 나서 재지정을 받아냈다”면서 “어렵게 지켜온 익산목발노래가 이번에는 마땅한 전수관이 없어 또 다시 위기에 직면했다”고 한탄했다.

조 대표는 정치인들의 선심성 발언에도 일침을 가했다.

조 대표는 “선거철만 되면 ‘익산목발노래를 잘 보존해야 한다. 전수관 건립이 꼭 필요하다. 함께 짓자’고 하던 사람들이 당선 후엔 ‘내가 언제 그랬느냐’며 발뺌하기 일쑤다. 지역의 일꾼이 되겠다던 사람들부터 문화재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북도청에 문의하면 익산시에서 서류가 접수돼야 한다는 답변뿐이다. 정작 익산시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과연 익산시에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 존재하는지 의심스럽다”며 “문화재를 방치하는 것은 익산시 행정관리에 큰 허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익산목발노래보존회는 시민 700여 명에게 받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호 익산목발노래 전수교육관 건립 촉구 서명서’와 진정서를 익산시에 제출할 계획이다.

또한 보존회 측은 2안으로 시유지 매입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30여 명의 보존회 회원들은 “함라면에 200여 평의 시유지를 매입해 후원금으로 전수교육관을 건립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면서 “익산시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회원들은 전북권 내 타 무형문화재 단체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회원들은 “전북 무형문화재 제56호 무주 안성낙화놀이, 제63호 전주기접놀이 등은 지난해 전수관을 건립해 문화재 보전과 계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타 지역의 경우 지자체와 단체가 뜻을 모아 전수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익산시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익산이 정말 문화도시가 맞는지 의심스럽다. 익산시는 문화재 전수관 건립에 앞장서서 민속 문화의 맥을 이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대표는 “올해로 문화재 지정 49주년이 됐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 소외당하고 홀대 받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무겁다. 더욱이 다음 세대에게 이런 현실을 물려줘서는 안 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전수관이 건립된다면 익산목발노래를 전수 받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는 익산, 함라면이 될 것이다. 내 인생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마을 주민들, 회원들과 힘을 모아 전수관 건립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익산목발노래는 어깨에 지게를 메고 위험한 산을 오르내리고, 힘든 농사를 하면서도 노래로 고단함을 즐거움으로 승화시킨 선조들의 흥과 애환이 녹아 있는 익산의 대표 농요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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