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소음에 TV화면 멈추고 밤잠 설쳐”

박종대 의원 “오룡~신곳마을 600여미터 방음벽도 없어 소음 무방비”

익산시 “소음측정 의뢰 결과치를 바탕으로 대책 마련 나설 것” 밝혀

“열차가 지나갈 때면 TV화면이 멈추거나 흔들려요. 전화는 상대방 소리를 들을 수 없어 열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네요.”

고속철도 선로에 인접한 계문동 오룡마을 주민 A씨(여)는 “열차소음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이 많다”고 말했다.

내곳 마을 주민 B씨(여)도 열차소음을 호소했다.

B씨는 “5년 전 지반을 올려 집을 새로 지은 뒤 열차소음이 심해졌다”며 “이곳은 방음벽이 없어 열차소리가 더욱 시끄럽다”고 주장했다.

양동마을 주민 C씨(남)는 “열차 2대가 교차할 때면 지반이 흔들리고 소리가 커 밤잠을 설친다”며 “방문한 손님들이 시끄러워서 어떻게 사느냐고 묻는다”고 밝혔다.

이어 “도로 건너 내곳 마을은 땅값이 평당 80만 원을 호가하는 반면 양동마을은 50만 원에도 매수자가 없다”며 “도로 하나 사이로 땅값이 이렇게 크게 차이 나는 것은 열차 소음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도로 사이로 땅값이 절반 가까이 차이나는 양동마을(왼쪽)과 내곳마을.

지난 2015년 호남고속철도 1단계 구간이 개통되면서 고속철도 선로가 관통하는 계문동 일대 오룡, 내곳, 신곳, 어은 마을 등 8개 자연마을 주민들이 열차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은 총 368세대에 772명. 몇몇 주택은 고속철도와 40~50m 거리에 근접해 극심한 소음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더구나 오룡 마을부터 신곳 마을까지 600여 미터는 방음벽마저 설치되지 않아 철도소음에 무방비 노출됐다.

박종대 시의원.

박종대 시의원(신동·남중동 지역구)은 시의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고속철도 주변 계문동 주민들이 열차소음에 시달리고 있다”며 “방음시설 설치 등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집행부에 요구했다.

박 의원은 “시민들을 보호해야 할 익산시도, 철도 관련 시설을 유지·관리해야 할 철도시설공단 그 누구도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열차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시민의 행복과 권리증진을 위해 익산시가 철도시설공단과의 협의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박 의원은 또 “지난 2019년 익산역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방음벽 보강 민원을 제기해 소음에서 해방된 사례가 있다”며 “익산시와 철도시설공단이 소음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전라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고소철도 주변 소음측정을 의뢰해 그 결과치를 바탕으로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