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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수 칼럼=우당탕탕 신혼부부 익산살기이희수의 열린칼럼
익산열린신문 | 승인 2022.04.11 08:55

<우당탕탕 신혼부부 익산살기>

30대 부부의 코로나생존기

원광대 LINC+사업단 지역선도센터 담당

어느 금요일에 마침 휴가라 부모님 심부름으로 영등동 상점가에서 가방을 사고 금마에 있는 본가에 가서 부모님 얼굴을 본 후 부송동 M&S크로스핏으로 운동을 하러 갔다. 한 시간 동안 나무상자를 뛰어넘고 데드리프트를 하며 점점 입에서 단내가 나는 걸 느꼈다. 열심히 운동하고 정수기를 붙들며 마스크를 쓴 채로 물을 마셨다. 남편의 얼굴을 보니 머리에서 김이 나는 것처럼 보였다.

일요일이 되자 남자와 여자는 누가 더 잘 하는지 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기침을 연신 해댔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낌 여자는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꺼냈다. 여자의 선명한 두 줄과 남자의 조금 희미한 두 줄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비상 상황을 의미했다. 여자와 남자는 다음날인 월요일에 수사랑병원에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러 가기로 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잠을 청했다.

아침 8시 30분, 조금 일찍 병원에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있었다. 빨리빨리의 나라인 대한민국 교통의 중심 익산에서 남자가 이러다 언제 집에 가냐며 불만을 토로하자 여자는 다른 사람들도 다들 힘들고 지쳐가고 있으니 기다리자고 했다.

긴 줄 끝에 코에 면봉을 입장시키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약 처방전을 손에 들고 나서야 둘은 병원에서 나올 수 있었다. 마스크 꼬박꼬박 쓰고 방역수칙도 잘 지켰던 터라 어디에서 어떻게 걸렸는지 지금도 이상할 따름이다.

약국에 들러 처방전을 주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약국 직원 분이 나와 7일치의 약을 건넸다. 병원과 약국에서 오전 시간을 거의 다 보내고 나서야 남자와 여자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런데 또 하나의 비상상황이 펼쳐졌다. 7일 동안 자가격리를 하며 먹을 식량이 필요한데 미처 장을 보지 못한 것이다. 여자는 다행히 마트 어플을 통해 라면과 대파, 돼지고기 등을 온라인으로 장을 보고 저녁 무렵에 물건들을 받았다.

집 자체가 하나의 격리시설이 되었다. 각자 직장에 연락해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고 여자는 사무실에 있는 동료에게 부탁해 전화를 핸드폰으로 착신전환했다.

본격적인 준비를 마치고 나니 정말 본격적으로 아프기 시작했다. 기침과 객담, 콧물, 두통 때문에 남자와 여자는 계속 누워있어야 했다. 몸에 기운이 조금이라도 돌아오면 각자 PC와 노트북을 앞에 두고 일을 했다. 코로나와 약한 각막이 만나자 눈 건강이 극도로 안 좋아졌다. 안과에서 쓰는 적외선 조사기를 사무실과 집에 하나씩 구비하고 있던 여자는 인공누액과 안약, 안연고로 버텼다. 저녁에 안약을 넣고 적외선 조사기를 쓰고 가만히 누워 컬투쇼 베스트 사연을 들으며 버텨냈다. 코로나 증상은 그렇다쳐도 너무 아파서 눈을 계속 뜨고 있을 수 없었다. 전화가 오면 심 봉사처럼 더듬거리며 핸드폰을 찾아 전화를 받고 벽을 짚으며 화장실에 가곤 했다.

코로나로 인해 자가격리를 한지 4일 째 되던 날부터 조금씩 몸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 둘 다 목구멍에서 면도칼이 탭댄스를 추는 것처럼 아프니 오히려 매운 음식이 먹고 싶어져 소고기를 넣고 무국을 맵게 끓였다.

6일이 지나 격리해제일이 가까워지자 몸 상태는 점점 괜찮아져 여자의 눈도 나아졌다. 그날은 날씨가 참 좋아 바깥나들이를 가기에 안성맞춤이었는데 바깥에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 있자니 답답했다. 베란다의 재활용쓰레기도 버릴 때가 되었지만 남자와 여자는 7일 동안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자가격리가 해제되어 출근하니 길거리에, 캠퍼스에 만개한 벚꽃들이 반겼다. 아침에 북적이는  도로가 새삼 새롭게 느껴졌다. 역시 건강이 최고다.

남편도, 나도 정말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코로나 확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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