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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거리의 살아있는 역사 '대동상회'신뢰로 지킨 56년 … 대 이은 100년 가게 꿈꾼다
황정아 기자 | 승인 2022.04.11 11:17

하나 남은 익산 유일 원단전문점… 이석동 대표 청춘과 열정 담겨

이헌수·박세정 부부, 가업 잇는다… 원단 치수 재는 법 등 전통 고수

대동상회에 청춘과 열정을 바친 이석동 대표의 젊은 시절.

인화동 한복거리는 194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 시대의 핫플레이스인 셈이다.

한복을 맞추고, 원단을 구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구경 길에 나선 사람들까지 거리를 가득 채웠던 거리의 풍경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찬란했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상점들은 여전히 거리에서 불을 밝히고 있다.

인화동 한복거리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는 ‘대동상회(대표 이석동‧77)’가 대표적이다.

한복거리 입구 쪽에 자리한 대동상회는 현재 익산에 남아있는 유일한 원단 전문점이다. 홈패션 원단부터 이불, 커튼, 수의 관련 원단과 인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한복원단이 주를 이뤘지만 시대 흐름에 맞춰 조금씩 줄어들다가 지금은 역사 속에 넣어 두었다.

유행을 앞서가는 이석동 대표의 눈썰미 덕분에 지금까지도 많은 고객들이 대동상회를 찾고 있다. 국산 원단 중에서도 좋은 품질의 원단만을 고집하는 이 대표의 신념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1960년대부터 한복거리를 지켜온 대동상회는 거리 안쪽에 있는 금풍상회 자리에 있었다. 15년 전쯤 지금의 자리로 이전해 역사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대동상회에서 청춘을 보내고 온 힘을 쏟았다.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시급했던 그 시절, 이 대표는 17살이란 나이에 군대에 지원했다. 20살에 제대 후 먼 친척이 운영하던 대동상회에서 직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당시 고향 김제를 떠날 때 손에 쥔 돈은 150원. 치수 재는 자질부터 고무줄 감기, 무거운 원단 나르기, 경리 업무까지 도맡아 하면서 육체적‧심적으로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지만 이 대표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오로지 가족들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 대표는 40여 년 전 대동상회를 인수하고 정직과 신뢰를 무기 삼아 오롯이 한 길을 걸었다.

대구 원단공장에서 물건이 들어오는 날이면 대동상회 앞은 원단으로 산을 쌓는다. 1짝에 7~8개의 원단 롤이 들어있는데 당시 20짝을 들여놓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정읍, 군산, 전주는 물론 서울에서도 대동상회에 주문할 정도였으니 그 인기를 감히 상상해본다.

택배가 없던 시절, 이 대표는 자전거에 원단 롤을 싣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배달을 다녔다.

먼 지역은 버스를 타고 다니며 직접 배달했다.

또 1년 중 휴일은 추석과 설 명절 이틀뿐이다. 고객과의 약속이라며 56년간 지켜왔다.

이석동 대표의 큰 아들 헌수 씨와 며느리 세정 씨.

치열하고 뜨겁게 살아온 이석동 대표가 이제 큰아들 내외에게 대동상회를 맡기려고 한다.

아들 이헌수 씨(49)는 “어린 시절 거리에서 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거리에 사람들이 많아 자칫하면 사람들에게 휩쓸려 길을 잃기도 했다”며 “학창시절 아버지의 일을 조금씩 돕기는 했지만 막상 맡아서 하려니 아버지의 명성에 누를 끼칠 까 염려된다. 아버지와 거리의 어르신들이 지켜 온 역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헌수 씨와 며느리 박세정 씨(45)는 이 대표의 운영 방식을 그대로 이어 받고 있다.

원단치수를 재는 방법, 고무줄 감는 방법, 원단 롤을 정리하는 방법, 장부 정리법까지.

세정 씨는 “대동상회는 아버님, 어머님의 삶이 녹아 있는 곳이다. 살아있는 역사와도 같다. 때문에 아버님의 방식을 그대로 전수받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 부부는 요즘 일을 배우며 새삼 부모님의 고생과 사랑을 느끼고 있다.

세정 씨는 “얼마 전 주문한 원단을 들여놓는데 몇 번 옮기고 나니 온 몸에 전율이 왔다. 이렇게 고된 일을 50년 넘게 하셨을 부모님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왔다”면서 “다음날 아버님, 어머님께 그동안 고생하셨다며 메시지를 전했다. 고생을 알아주니 고맙다는 답변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말했다.

세정 씨는 올해 1월 1일, 한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56년 긴 시간 대동상회의 발전을 위해 성실함과 강직함으로 곁을 지켜준 이석동 대표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스무 살 꽃 청년의 청춘과 인생이 담긴 대동상회. 그리고 이석동 대표.

인화동 한복거리의 화려했던 역사가 다시 시작되길 기대해본다. /황정아 기자

언제나 차렷자세로 손님을 기다리는 원단들. 이석동 대표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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