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놀이‧텃밭 가꾸기 통해 아이들에 산교육 전해

어머니 송옥임 여사, 수년째 취약계층에 식사 대접

예은이네 가족.

“할머니, 진지 잡수세요.”

8살 예은이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에겐 어색한 말일 수 있지만 예은이에게는 일상어다.

예은이네 가족은 할머니 송옥임 여사(63)와 아빠 신동진 씨(39), 엄마 강현진 씨(41) 그리고 귀염둥이 남동생 예준(4)이까지 모두 다섯 명이다.

한 지붕아래 3대(代)가 모여 사는 예은이네의 가족사랑은 동네 사람들 모두가 부러워 할 정도로 애틋하다.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는 예은이와 예준이는 한 없이 맑고 밝은 아이들이다. 천방지축 장난기 가득한 아이들이지만 어른들에겐 깍듯한 모습을 보이는 천사들이다.

엄마 현진 씨는 남다른 재능을 이웃들과 나누고 있다.

남부시장 2층에 위치한 익산시가족센터 공동육아나눔터 1호점에서 미술놀이와 가베놀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육교사 출신인 현진 씨는 가베지도사자격증까지 취득하며 열정을 쏟고 있다.

현진 씨는 “아이들에게 좀 더 유익한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어 늘 연구하고 있다. 미술은 학교 교과에 없는 과목이어서 더욱 심혈을 기울인다. 오감체험을 통해 느낀 것을 그림이나 만들기로 표현하곤 한다”면서 “비가 오는 날엔 우산을 들고 숲으로 갈 예정이다.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공동육아나눔터 품앗이 가족들과 함께 전북대 캠퍼스 텃밭을 분양 받아 정성으로 가꾸고 있다. 당근, 치커리, 적상추, 완두콩, 쪽파 등 각종 채소들이 가족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예은이네 가족은 매주 일요일 텃밭으로 총 출동한다. 텃밭의 식물들은 아이들의 좋은 교육자료가 된다.

현진 씨는 “식물들이 자라는 것을 관찰하고 사진과 자료를 취합해 아이들의 교육용 자료로 활용한다. 지난주에는 텃밭 식물의 자라는 과정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했다”며 “모든 것이 아이들에겐 산교육”이라고 미소 지었다.

예은이의 할머니인 송옥임 여사는 인화동에서 30년 째 삼양순대를 운영하면서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모셔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식사 대접을 못해 속상하다는 송옥임 여사는 올해부터 어르신들을 다시 가게에 모실 예정이다.

어머니의 뒤를 이어 삼양순대를 운영하고 있는 동진 씨도 이웃을 위한 기부에 동참하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예은이네 가족들은 지역 사랑도 남다르다.

동진 씨는 “익산은 자연재해가 적고 곡식이 잘 나오는 지역이다. 정말 살기 좋은 도시다. 아이들이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할 수 있는 교육 인프라가 갖춰져 더 좋은 익산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진 씨는 최근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주변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 지역사회 발전에 보탬이 되는 시민이 되기 위해서다.

예은이네 가족은 ‘내 고장을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고장을 살린다’라는 신념을 갖고 앞으로도 지역에서 귀한 나눔을 실천할 계획이다. /황정아 기자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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