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열린칼럼
이희수 칼럼-우당탕탕 신혼부부 익산살기이희수의 열린칼럼
익산열린신문 | 승인 2022.05.23 08:59

[우당탕탕 신혼부부 익산살기] 

청년 지방러 부부의 서울나들이

원광대학교 LINC 3.0사업단 공유‧협업지원센터 담당

출장을 제외하고 서울에 갈 일은 흔치 않다. 특히, 학교와 집, 크로스핏 체육관을 주로 오가는 활동반경 안에 있다 보니 더욱 그렇다. 대학교 때 뭉쳐 다닌 3인방 중 미혼인 친구가 결혼해 남편과 함께 수서로 가는 SRT에 몸을 실었다. 익산에서 상경하는데 기차로 약 한 시간밖에 안 걸린다는 점이 새삼 신기하게 다가왔다. 숙소에 짐가방을 던지듯이 내려놓고 식장으로 향했다. 신랑과 함께 환하게 웃는 친구의 얼굴 위에 대학교 4학년 때 떠난 경주 답사에서 함께 한 시간들이 고스란히 떠올랐다. 그런 친구가 문화재를 공부하고 가까이 하는 일을 하고 결혼을 한다는 게 새삼 큰 기쁨으로 느껴졌다. 결혼식이 끝나고 밥을 먹고 있으니 친구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이 언니가 오늘 서울 구경 제대로 시켜줄게!”

서울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555m 높이의 롯데월드타워 입장권도 도착했다. 여자와 남자는 숙소에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롯데월드타워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잠실새내에서 롯데월드타워까지의 거리는 1.9km로, 도보로 33분 정도 소요된다. 역시 사람 많은 서울이라 그런지 큰 건물에 여러 개의 업체가 입주해 자기주장 강한 디자인의 간판들이 건물 전면을 수놓은 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잠실 2동 행정복지센터와 영등 2동 행정복지센터 건물 면적의 차이를 토론하며 부부는 빨리 걸었다. 힘들게 도착한 롯데월드타워 지하에서 또 한참을 헤매며 ‘어디로 가야하죠, 아저씨’ 노래를 떠올리다 겨우 입구를 찾아 스카이플랫폼에서 미디어아트들을 감상하고 118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로얼드 달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나오는 그것처럼, 엘리베이터는 순식간에 지상에서 위로 떠올랐다. 119층의 유리바닥 전망대와 123층에서 서울과 서울을 지나는 한강을 보고 있자니 정말 아름다웠다. 야경을 한참 보던 남자가 야심차게 한 마디 했다.

“내 로또 되면 우리 색시 요 앞에 건물 사준다!”

그럼 여기에서 저기까지 사주는 거냐며 손가락으로 한강을 넘어 직선을 그리자 남자가 방긋 웃어보였다. 커피 한 잔까지 하고 나니 기분이 좋아져 둘은 손잡고 왔던 길을 따라 숙소로 발걸음을 향했다. 20분 정도 걷다보니 나이든 아파트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 아파트랑 연식이 비슷해 보이는데 얼마 정도 차이가 날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파트 이름으로 검색을 하니 1978년도에 지어진 이 아파트의 현재 매매  실거래가는 27억~28억 5천만 원. 서로 웃고는 있지만 마치 눈에서 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부부는 더 열심히 일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도 복권을 10,000개 정도 구매해 긁다보면 언젠가 1등이 되지 않겠냐’라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해당 건에 대한 의사결정은 영구 보류되었다. 

잠실새내의 먹자골목의 분위기는 영등동과 비슷했다. 그날 야구 경기가 있었는지 먹자골목 안 대부분의 사람들이 야구 유니폼을 입고 신나게 술을 마셨다. 어느 팀이 더 강하고 어떤 선수가 기량이 좋다는 대화도 들렸다. 숙소 근처의 술집에서 와인 한 잔씩 마신 부부는 20대의 체력을 부러워하며 잠들었다. 역시 서울에는 놀 거리, 즐길 거리들이 많았다. 서울나들이 끝에 문화적인 환경의 차이부터 서울에 사는 친구들과 우리 지방러들은 경험의 출발선상이 다른데 이 간극을 어떻게 메꿀 수 있는지, 해묵은 고민들이 남았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익산열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570-986 전북 익산시 목천로 283 201호(인화동 2가 90-3)  |  대표전화 : 063)858-2020, 1717  |  이메일 : ikopennews@hanmail.net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전라북도, 다 01281  |  등록일자 : 2013년 10월 17일  |  발행인 겸 편집인 : 조영곤  |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영곤
Copyright © 2022 익산열린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