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도망가고 돈 줘도 일손 못 구해

불법 체류자 부르는 게 값…하루일당 13-14만원

딸기‧토마토‧상추 등 시설하우스 농가 시름 깊어

익산 농촌은 지금 전쟁 중이다.

일할 사람이 없다.

농가들은 일손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삼기에서 20여 년째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서모 씨(50)는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농촌 일손의 공백을 메워온 외국인 근로자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출입국이 막히면서 찾기가 어렵다.

대체 인력은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들.

하지만 어렵게 구한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들은 부르는 게 값이다.

수확이 마무리 단계인 여산면 양파 농가는 울며 겨자 먹기로 하루 일당 13~14만 원을 주고 외국인 근로자들을 쓰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전 7만 원대의 일당이 웃돈까지 생기면서 많게는 2배가량 뛰었다.

여산면 한 양파농가는“농자재 값과 인건비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농산물 값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며 “외국인 계절 근로자 등 대체 인력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인력난은 딸기‧토마토‧상추 등 하우스 시설재배 농가들이 더욱 심각하다.

삼기에서 딸기농사를 짓는 김모 씨(47)는“인건비 급등과 극심한 인력난으로 필요한 일손을 제때 구하지 못해 농사에 애를 먹고 있다”며“아예 하우스 규모를 줄이려고도 생각해 보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일부 농가는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들이 아무런 말도 없이 도망가는 바람에 농사를 포기해야 할 판이다.

오산면 한 농가는“외국인 근로자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져 돈을 주고도 대체 인력 구하는 게 쉽지 않아 아내와 둘이서 밤늦게까지 일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삼기면 딸기 농가 김모 씨(64)는 이처럼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으로 인해 재배규모를 줄이는 농가가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농촌 인력 부족을 완화하고 인건비의 지나친 상승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산시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확대 등이 필요하다”며 “특히 인력중개업체에 대한 지도·감독을 통해 인건비가 과도하게 높아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농촌 인건비 지원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임금과 체류시설 등 노동여건이 개선돼야 농촌에 눈을 돌릴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청년과 퇴직자 등을 농촌으로 끌어들이는 노력도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자동화와 스마트농업을 서둘러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김훈‧김대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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