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열린뉴스 열린사람들
한글과 행복한 삶 선물하는 최진옥 강사익산시문해교육센터 행복학교 장신반에서 12명 어르신과 공부 열정 불태워
황정아 기자 | 승인 2022.06.24 11:20

한글・영어・한문 등 지도… “전원 초등과정 졸업장 수여 목표”

“문해 교육은 생활에서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꼭 필요한 교육이죠. 사람을 살리는 일과 같습니다. 때문에 저는 문해 교육 강사여서 더없이 행복합니다.”

익산시평생학습관 부설 문해교육센터(센터장 최영이) 행복학교의 최진옥 문해교육 강사(66)의 말이다.

매주 월, 화, 수요일 오전 9시 30분이면 장신휴먼시아 1단지 내 공동육아나눔터 2호점에는 어르신들이 책가방을 메고 등교를 한다.

최진옥 강사의 학생들이다. 12명의 어르신들은 책상에 앉아 책을 펴고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최 강사만을 바라본다. 하나라도 놓칠세라 집중력을 끌어 모은다.

현재 초등 4학년 단계인 어르신들은 한글은 물론 영어 알파벳과 한문도 배우고 있다.

처음 한글의 자・모음조차 모르고 왔던 어르신들의 눈부신 발전에는 최 강사의 뜨거운 열정이 한몫했다.

최 강사는 15년 동안 익산여성의전화에서 가정폭력상담과 성교육 인형극단 단원으로 활동했다. 또 이야기할머니로 변신해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을 찾아가 아이들에게 옛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그러던 중 문해 교육을 접하고 문해교육사, 문해교원 자격증을 취득하고 전문 강사로 변신했다.

최 강사는 “글을 모르던 시어머니가 여성회관에서 글을 배우고 큰 변화가 왔다. 은행가는 것부터 버스 탑승까지 자신감이 생긴 어머니를 보며 문해 교육은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문해 교육이 필요하겠구나 생각하고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말했다.

최 강사가 처음 맡은 반은 현재 함께하고 있는 장신반. 벌써 7년 째 학구열을 높이고 있다.

처음 반을 개설할 때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장소가 마땅치 않아 경로당 내에 노인회장 사무실을 교실로 사용했다. 3년 전 현재 나눔터 공간으로 이전했다.

무엇보다 어르신들의 마음을 여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 직접 장을 봐서 식사를 차리고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누구보다 잘 들어줬다.

또 수업이 시작할 땐 ‘행복해요’라는 노래로, 수업이 끝날 땐 ‘고향의 봄’ 노래에 맞춰 스트레칭을 하며 몸과 마음을 풀어줬다. 수업 끝 인사는 ‘사랑해요’다. 손가락 하트까지 서로에게 보내며 다정한 인사를 나눈다.

최 강사는 “장소 마련을 위해 관리소장님과 노인회장님, 공동육아나눔터 선생님들이 힘써 주셨다. 정말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어르신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신감을 갖고 행복을 찾길 바라는 최 강사의 마음이 통했을까. 어르신들의 자신감 넘치는 일상 소식은 마냥 반갑다.

안순덕 반장은 지난해 가족들에게 택배를 보낼 때 직접 주소를 썼다며 즐거워했다. 권이순・신순화 어르신은 전국시화전에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다.

독학으로 한글을 공부했던 청일점 이영준 어르신은 이제 자신 있게 볼펜을 들 수 있게 됐다.

최 강사는 “우리 사회에는 가난과 전쟁, 집안 사정으로 인해 글을 배우지 못한 사람이 많다. 익산시에도 2020년 기준 20세 이상 성인 중 3만 명 정도가 중학교 이상의 의무교육을 받지 못했다”면서 “문해 교육이 더욱 활성화되고 많은 학습자를 발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강사는 늘 ‘어떻게 하면 재미있고 유익하게 수업을 진행할까’를 고민한다. 덕분에 하루의 반은 공부하는 시간이다.

어려운 부분은 부군의 도움을 받는다.

최 강사는 “국어교사 출신인 남편이 없었다면 강사의 꿈을 키우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항상 중요한 부분을 짚어주고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남편에게 감사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살자’라는 좌우명으로 ‘최진옥의 인생이야기’를 쓰고 있는 최 강사.

“어르신들이 지금처럼 화합하며 당당하고 행복하게 사시는 것이 바람이다. 우리 어르신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옆에서, 뒤에서 함께 달리는 동료가 되겠습니다.”  /황정아 기자

한 명씩 칠판에 알파벳을 써보는 어르신들.
수업을 마치고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황정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570-986 전북 익산시 목천로 283 201호(인화동 2가 90-3)  |  대표전화 : 063)858-2020, 1717  |  이메일 : ikopennews@hanmail.net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전라북도, 다 01281  |  등록일자 : 2013년 10월 17일  |  발행인 겸 편집인 : 조영곤  |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영곤
Copyright © 2022 익산열린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