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사라지면 인류가 멸종한다?

애벌레숲 자연학교 대표

미국의 양봉업은 꽃이 피는 계절에 따라 플로리다에서부터 북쪽으로 서서히 이동한다. 양봉업자들은 농장 옆에 벌통들을 설치하고 농장주한테서 돈을 받는데, 2006년 벌통에 있어야 할 꿀벌들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다.

농장에서 기르는 작물들의 꽃가루받이 역할을 수행하는 꿀벌은 2006년 이후 연속적으로 사라지는 바람에 미국 전체 양봉업자 중 1/4은 사업들이 무너지게 되는 경험을 한 것이다.

2006년 이러한 현상을 처음 보고한 미국에서는 ‘벌이 떼로 폐사되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벌집 군집 붕괴 현상’이라고 하였다. 미국에서 시작한 꿀벌이 사라지는 일은 호주와 유럽까지 같은 현상이 일어났고 결국 우리나라에도 꿀벌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처럼 서양에서 벌어진 ‘꿀벌 군집 붕괴 현상’은 대부분 여왕벌과 애벌레는 남아있고 일벌들만 사라졌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여왕벌과 애벌레뿐만 아니라 일벌들도 모두 사라져 버렸다.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류가 멸종한다”라는 예언을 했다. 꽃가루받이가 필요한 농작물의 70~80%는 꿀벌이 담당한다. 물론 수분을 하는 매개체는 호박벌, 뒤영벌, 딱정벌레, 심지어 박쥐도 있지만 꿀벌을 제외한 나머지는 합해봐야 모두 30%도 되지 않는다. 이처럼 꿀벌은 농작물 생산에 중대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양봉업에 종사하는 분들은 가끔 벌통에서 벌들이 그냥 한꺼번에 빠져나가서 때때로 나뭇가지에 모여서 분봉을 하는 걸 발견할 수 있다. 그럼 이러한 분봉이 아닌 꿀벌들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서양에서는 많은 조사를 하고, 연구가 이루어지며 원인을 밝히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흔히 미국을 산업국가로 생각하는데 기본적으로는 농업 국가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꿀벌이 사라지는 건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어마어마한 대재앙인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많은 투자를 하고, 생물 다양성 과학기구(IPBES)에서도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 중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에 관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은 양봉 농가의 월동 꿀벌 피해 원인은 지난해 발생한 꿀벌응애류, 말벌류에 의한 폐사와 이상 기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지난 3월에 발표하였다.

이상기온은 ‘생태 엇박자’를 만들기로 한다. 예를 들어 계절이 서로 엇갈리기 시작하면 곤충은 너무 일찍 나와서 번식을 하고, 곤충이 사라질 무렵에 새들은 알에서 깨어난 새끼가 나와 곤충을 잡아먹어야 하는데 먹이가 없어 생태적으로 엇박자가 나 피해를 입는 것이다.

꿀벌들은 겨울에는 벌통에서 나오지 않고 꿀벌들끼리 체온으로 전체적인 온도를 유지하면서 냉난방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바깥 공기가 올라가면 ‘일할 때가 됐나?’하고 나갔다가 이상기온 때문에 갑자기 온도가 급강하하는 바람에 많은 개체가 얼어 죽은 것이다 라는 사람들의 예상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것이다.

앞으로의 기후변화로 인한 여러 가지 재난 중 식량 위기의 위험성을 과학자들은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먹는 농작물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꿀벌들이 사라지지 않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그 답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모든 방법들이 꿀벌을 위한 일이다. 해결되지 않았던 자연계 꿀벌들의 실종사건! 기후변화를 조금이나 늦출 수 있는 우리들의 생각이 아닌 적극적인 행동과 실천이, 우리들의 생활습관으로 자리잡아야 봄이 되면 꿀벌들의 부지런함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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