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 속 5년째 방치된 '실개천'

시민들 통행만 불편…도심 흉물로 변해

익산시 “8월 1일부터 본격 가동하겠다”

찜통 더위 속 메마른 채 방치된 실개천.

영등동 영등중학교-오수장어 구간 인도.

250여m 가량의 인도가 다른 곳과 다르다.

인도 중앙이 폭1m 깊이 20cm 정도 비스듬히 들어가 있다.

안에는 대리석 같은 돌로 장식됐다. 중간 중간 조명등도 눈에 띈다.

한 때 시민들로부터 각광받던 인공으로 조성된 ‘실개천’이다.

익산시가 지난 2010년 여름철 시민 휴식공간으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야심차게 만들었던 곳이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무더위를 식히려는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어린아이들은 물장구를 치고,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혔다.

열대야 잠 못 드는 밤이면 가족들끼리 손을 잡고 나와 물줄기를 따라 거닐며 휴식을 취하던 명소였다.

한 여름 밤의 추억을 쌓던 ‘실개천’이 지금은 흉물로 남아 있다.

물줄기가 흐르지 않고 메마른 채 5년째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실개천 곳곳은 낙엽이 쌓이고, 풀만 무성히 자라고 있다.

인도 중앙에 설치되다보니 학생 등 통행인들과 자전거 통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밤늦은 시간 자칫 한 눈을 팔 경우 실개천에 빠져 자주 넘어지는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고 시민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영등동 주민 한 모씨(46)는 “실개천이 방치되면서 도시 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다. 여름철 운영을 하지 않을 바에는 원상복구를 하는 게 옳다고 본다”며 “마치 인도 중앙에 지뢰를 길게 묻어둔 것처럼 공포스럽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주민은 “6~8월 석 달간 가동했는데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가동을 않고 있다”며 “막대한 혈세를 들여 만들었으면 어떻게 해서라도 운영을 해야지 왜 이렇게 방치하는지 모르겠다”고 익산시를 원망했다.

어양동이 지역구인 오임선 시의원은 지난 6.1지방선거에서 인도에 방치된 실개천을 재정비하겠다고 공약했다.

실개천은 지난 2010년 5월 조성됐다. 시민들이 편안히 쉴 만 한 물가 하나 없는 익산 도심에 작은 친수공간이라도 조성해 시민들이 여름철이나마 잠시 더위를 식히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할 목적으로 설치했다.

실개천은 무더운 6·7·8월에만 가동했다. 상수도를 한 번 품어 올려 일주일 간 순환시키고, 일주일에 한번 꼴로 바닥에 낀 이끼를 청소했다.

매년 가동하던 실개천은 2017년 여름부터 물이 뚝 끊겼다.

이유는 고장 등 관리 상 어려움 때문.

그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가동을 하지 않았다.

익산시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가동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시기를 놓치다보니 좀 늦어졌다. 당장 8월 1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갈 방침”이라며 “코로나 19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많은 시민들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황정아 기자

운영이 중단된 채 방치돼 낙엽과 쓰레기만 가득하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