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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없어 조직 사라졌다지만…'익산 조폭' 아직도 건재익산 6개 파 170여명 활동...배차장파, 역전파, 구시장파 등 3개 파 활동 왕성
익산열린신문 | 승인 2022.08.16 10:00

조직원 폭행당하자 '소집령'…각목 손에 쥔 상급자 따라 진격

'반드시 복수한다' 행동강령 여전…재판부 "조직 존속·유지 행위"

동이리장례식장 조직폭력배 패싸움.

범죄단체로서 실체를 상실했다던 조폭들의 주장은 법정에서 산산이 조각났다.

'익산 장례식장 조폭 패싸움' 사건을 맡은 전주지법 군산지원은 조폭 5명에게 적용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을 유죄로 인정하고 실형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보도와 법조계에 따르면 익산 지역 A파와 B파의 폭력조직원 50명은 지난 2월 6일 오전 2시께 동산동 한 장례식장에서 야구방망이를 들고 뒤엉켰다.

상대 조직원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밟는 등 무차별 폭행이 일어나는 바람에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조폭 중 일부는 기절하거나 머리가 찢어져 연신 피를 흘렸다.

도로와 인도를 넘나들면서 싸움을 이어가자 공포를 느낀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도주한 이들의 뒤를 쫓아 모두 잡아들였다.

그러나 재판에 넘겨진 A파 조직원들은 황당한 주장을 폈다.

A파는 서로의 경조사에만 참석할 뿐 더는 범죄단체로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직 체계가 유지되지 않으며 그 실체가 없기에 범죄단체 구성죄로 처벌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건 기록을 훑어 이들 조직의 건재함을 증명했다.

사건 당일, B파 조직원은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장례식장에서 A파 조직원에게 뺨을 맞았다.

직후 A파 조직원들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상급자의 부름에 두 손을 모으고 장례식장 2층에 도열했다.

이때 B파 조직원들은 다른 조직원에게 연락해 '소집령'을 내렸다.

충남 대천에 있던 조직원은 조직의 부름에 택시를 타고 익산으로 내달렸다.

삽시간에 10여명이 도착하자 B파의 상급자가 선두에서 각목을 쥔 채 나섰고 다른 조직원들이 그를 따라 함께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한 장면에 버금가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A파는 B파 조직원들이 흉기를 소지하고 왔다는 얘기를 듣고 단체로 이들에 맞섰다.

장례식장 내부에서 외부로 뛰어가는 도중에 장례식장 화환에서 뜯어낸 각목을 손에 쥐고 승용차 트렁크에서 흉기와 둔기를 챙겼다.

재판부는 이러한 내용의 수사 기록을 토대로 사건의 배경에 통솔 체계에 따른 조직적, 집단적 의사결정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또 '선배 말에 무조건 복종한다', '선배에게는 머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한다', '선배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다른 조직과 싸움이 나면 지지 않고 끝까지 싸운다', '경쟁 조직원에게 폭행당하면 반드시 복수한다'는 행동강령이 여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사건은 이러한 행동강령에 따라 조직의 존속, 유지를 도모한 행위라고 볼 수 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양 조직의 집단적 폭력은 각 조직에 속한 개인 사이에 발생한 다툼에서 촉발됐다"며 "피고인들이 조직원들과 함께 집단으로 대응한 것은 조직원들에게 소속감을 부여해 조직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조직의 위력을 내보이는 한 방법이었다"고 설명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정성민 부장판사)는 폭처법상 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뿐 아니라 단체 등의 공동상해를 유죄로 인정해 A파 3명에게 징역 3년, B파 2명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나머지 조직원들에 대한 선고 공판도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익산경찰이 현재 관리하는 지역 조폭은 조직 6개 파에 170여명으로, 배차장파와 역전파, 구시장파 등 3개 파는 비교적 큰 조직에 속하고, 백화점파와 대전사거리파, 중앙동파는 활동이 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황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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