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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표 에세이 - 달리기 하는 아이권순표의 따뜻한 세상살이
익산열린신문 | 승인 2022.08.29 08:57

달리기 하는 아이

사회적기업 (유)사각사각 대표

월요일 아침 8시까지 목적지에 가야했다. 토요일과 일요일 딸과 함께 대전을 비롯해 이곳저곳을 다녀 매우 고단했다. 그래도 나는 아침잠이 없는 편이여서 괜찮았지만 딸은 잠이 많아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 했다. 나는 딸에게 “너 안 갈 거야? 가려면 지금 일어나야해! 아니면 아빠만 간다.” 단호하게 이야기를 하고 갈 채비를 서둘렀다. 딸은 힘들게 일어나 나를 따라 나섰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역시 올해도 우리 딸아이가 가장 어린 나이였다. 오늘 처음 본 사람도 있었고 잘 알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는 8시 15분에 맞춰 출발을 위해 준비운동을 했다. 그리고 두 모둠으로 나뉘어 달리기 시작했다. 첫 번째 모둠은 8.14km를 내가 속한 두 번째 모둠은 4.4km를 목표로 달렸다.

출발과 동시에 딸은 여느 아이와 같이 매우 열정적으로 달렸다. 그렇게 달리기를 3분. 역시 고비가 오기 시작했다. 나와 딸은 조금씩 뒤처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딸은 걷다 뛰다를 반복했다. 그러면서 계속 나에게 “아빠 힘들다! 얼마나 더 가야해? 아빠 안아달라고 해도 돼? 이제 돌아갈까?” 등 포기한다는 말만 빼고 모두 하고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응 안아달라고 하면 안아주고 돌아가자고 하면 돌아가자. 네가 선택한 거니까 그렇게 해도 괜찮아”라고 했다. 그럼 아이는 되물었다. “그럼 어떻게 되는 거야?” 그럼 나는 “응 포기하는 거지! 그런데 시우야 지금 이렇게 힘들지만 이걸 이겨내고 나면 별거 없어! 너 내년도 함께 뛸까?” 그럼 시우는 “아니”라고 하면서 같은 대화를 40분 동안하면서 걷다 뛰다를 반복했다. 비록 우리 반환점까지는 가지 못해 4.4km가 아니 3.64km를 달려 결승점에 돌아왔다.

우리는 항상 선택을 한다. 나도 매 순간 선택을 한다.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만큼에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고스란히 자신의 책임이 된다. 나의 아이도 아침에 자신의 선택이 옳은 것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런 선택과 책임이 많다는 것은 두렵기도 하고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많은 자유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간혹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 곧 자유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까지가 온전한 자유라는 것을 아이가 알았으면 좋겠다.

달리기가 끝나고 트랙에 앉아서 초코바를 먹는 아이에게 “시우야 내년에 또 뛸까?” 하니 시는 “웅 내년에도 또 뛰자!” 우리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광복절’과 ‘위안부 기림의날’을 위한 기념 마라톤에 딸과 함께 참가했다. 올해도 딸은 자신이 선택한 마라톤에 대한 책임을 다했기에 나는 딸과 함께 뛸 수 있는 선택을 내년에도 이어 갈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특별한 날만큼 나와 딸 시우에게도 매우 특별한 날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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