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별다른 이유 없이 신고

함께 술 마시던 여성은 경찰관 폭행

연합뉴스

지난 28일 자정께 익산경찰서에 한 남성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또렷하지 않은 음성에 위급한 상황임을 직감한 경찰은 곧장 남성이 말한 술집으로 출동했다.

당시 술집에서는 신고자로 보이는 중년 남성과 여성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들은 경찰관들이 다가오자 "어? 진짜 경찰이 왔네"라면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경찰관이 "신고를 받고 왔다"며 마약에 관해 묻자, 여성은 "왜 여기서 시비를 거느냐"면서 되레 주먹을 휘둘렀다.

봉변을 당한 경찰관은 이 여성을 제압하고 재차 신고 내용을 물었으나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거짓 신고였다.

경찰은 술에 취한 이들에게 신고 경위를 듣고는 더 허탈감을 느꼈다.

여성은 술집 주인이고, 남성은 단골인데 둘이 술을 마시다가 "우리 마약 한 것 같다"면서 무작정 신고했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지난해에도 허위로 간첩 신고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그는 평소 자주 다니는 술집 문이 닫혀 있자 "간첩이 나타났다"면서 경찰을 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때는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봤으나 이번에는 고의성이 크다고 보고 이 남성을 즉결심판에 넘겼다.

즉결심판은 20만 원 이하의 벌금형 등에 해당하는 경미한 범죄 사건에 대해 경찰서장 청구로 약식재판을 받게 하는 제도다.

또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을 때린 여성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허위 신고로 행정력을 낭비하게 한 것도 모자라,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한 것은 가볍지 않은 범죄라고 보고 엄정히 처분하겠다"고 강조했다./황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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