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건립 이유로 집 강제 매입 시도 일상 파탄

업자 매도 청구권 소송 지고도 계속 협박성 강요

노부부 “모퉁이 땅이라 빼고 아파트 지을 수 있어”

시민 “우후죽순 아파트 건립 부작용 대책 마련해야”

모현동 아파트 신축 예정 부지.

“정헌율 시장님을 만나 따질 생각입니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습니까. 40년 넘게 살고 있는 집을 팔라고 소송을 하지 않나, 그것도 안 되니까 이제 법대로 하면 손해라며 협박까지 일삼고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정말 지옥 같습니다.”

최근 몇 년 새 익산에 아파트 신축이 부쩍 늘어나면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가장 심한 마찰을 빚고 있는 부분은 아파트 건립 부지.

일명 ‘땅 작업’을 하는 업자들이 원주민의 집과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협박과 법정 다툼을 밥 먹듯이 하고 있다.

행여 땅 매입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적 다툼은 다반사로 이뤄지고 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땅 주인들은 평생 한 번 가볼까 말까하는 법원에 드나들며 지루한 법적 다툼을 벌어야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업자들은 터무니없는 가격에 반강제적으로 땅을 매입한 후 집요하게 익산시에 사업 허가를 받아내고 있다.

모현동 모현도서관 맞은편에 사는 김○○ 씨 부부.

이들 부부는 5년째 일면식도 없는 땅 작업 업자에게 시달리고 있다.

구멍가게를 운영하며 40년 넘게 살던 집을 팔라고해 응하지 않자 ‘매도 청구권 소송’ 등 갖은 협박성 강요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생전 가보지 않았던 법원도 제집 드나들듯 다녔다. 땅 작업 업자가 소송에서 지니까 이제는 법대로 하면 손해라며 협박을 하고 있다”며 “법으로 90% 이상 땅을 소유하면 나머지 땅을 강제로 수용할 수 있는 법이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법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이들 노부부에게는 이 집이 전 재산이자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40년 전 도로도 나지 않았던 ‘묵동’이라 불리던 시절에 이 집에서 구멍가게를 하며 가족의 생계를 꾸려야만 했다.

때문에 억 만금 줘도 팔기 싫다며 계속 이 곳에서 자손대대 살고 싶다고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우리 집은 아파트 예정 부지의 모퉁이에 자리한다. 우리 집을 빼고 충분히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며 “제발 정헌율 시장과 익산시청 공무원이 현장에 나와 직접 보고 아파트 허가를 내줬으면 한다”고 하소연 했다.

이곳에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는 업자는 지난 8월 26일 익산시에 사업 승인 신청을 했다.

규모는 340세대.

익산시는 현재 사업승인 검토를 위해 관련부서와 협의 중에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땅 분쟁) 잘 알고 있다. 땅 주인에게 도시계획위원회에 의견서를 내라고 했다”며 “주민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 신중히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부부의 집은 끄트머리에 위치해 아파트 도로로 계획이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90%가 아닌 95% 이상 땅을 업자가 소유하면 매도 청구 소송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이 땅은 현재 사업승인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소송에 의해 강제 매입할 수 없는 조건”이라며 “다만 다른 사람들이 대부분 땅을 매도했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익산시 한 시민은 "우후죽순 생겨나는 아파트 때문에 주민들의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토지 매입 과정에서 일어나는 분쟁을 해결하는 전문 부서를 만들어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조영곤 기자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