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고요한 고요는 슬프게 읽힌다

발버둥도 깊어지면 고요해 보인다

아무 일 없다는 듯

저수지가 잔잔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것도

깊이 수장된 발버둥을 들키지 않으려는 것이다

구름이 머뭇거리는 눈길을 따라 내려가면

어디 한 군데씩 부러지거나 망가져서

등 떠밀린 것들이 뿌리내리고 있을 것이다

가라앉은 것들의 기척으로

하늘 미간이 주름지고 있다

너무 고요한 물결이 일순간에 일까 봐

바람도 한 호흡으로 지나간다

쩍쩍 갈라진 바닥을 말하지 않으므로

부러지거나 망가진 팔다리를 밀어내지 않으므로

사람들은 물이 참 잔잔하다고들 한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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