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송을 반려견의 천국으로 만드는 첫 걸음, 댕댕이 문화축제

윤찬영 문화마을29 다이끄미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국민의 수가 무려 15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3.5명 가운데 1명 꼴이다. 이쯤 되면 반려동물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그만큼 많아져야 한다. 늘 집에 갇혀 있거나 줄에 묶인 채로 지내야 하는 반려견들이 몸과 마음이 건강할 리 없다. 하지만 익산에는 서울 같은 대도시만큼 반려동물과 마음 편히 찾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최근 함열에 익산시가 운영하는 반려견놀이터가 문을 열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는 익산에 이곳 하나뿐이다. 놀이터 바로 옆에는 다송 권역센터인 다송무지개매화마을(익산대로 1324–21)이 있다.

2020년 7월, 다송리 와야마을을 비롯하여 방교, 박전, 상마, 소지, 대지, 매교마을 등 가까운 7개 마을이 모여 같은 이름의 영농조합법인을 만들고 권역센터를 비롯해 주변 약 26,000㎡를 관리 운영하고 있다. 일곱 빛깔 무지개를 닮은 7개 마을이 모였다고 해서 이름에 무지개를 붙였다. 처음엔 매화꽃이 많아 매화꽃동산을 만들려고 했는데 계획이 바뀌어 지난해 반려견놀이터가 만들어졌다.

“원래 매화가 많던 곳이에요. 주민 소득 향상과 주민 화합 차원에서 7개 마을 주민들이 모여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었어요. 익산시가 반려견놀이터를 만들고 싶은데 공터가 없다보니까 여기에 하게 됐죠. 처음엔 주민들도 반대를 했어요. 무료 놀이터라 실익이 없다고 봤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들을 시와 함께 찾아가고 있어요.” (정지순 다송무지개매화마을 위원장)

센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널찍한 공유주방이다. 이곳에 주민들이 모여 마을에서 기른 고구마로 고구마빵을 비롯한 먹거리를 만든다. 그 옆엔 작은 카페와 제법 큰 회의실이 있다. 2층은 게스트하우스로 주변 마을에 찾아온 친척들이나 여행객들이 묵을 수 있는 방이 4개나 있다. 반려견놀이터를 끼고 있으니 반려동물도 함께 묵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애견인 모임에서 많이 찾는다고 한다. 아직은 사무장 1명의 인건비와 관리비를 감당할 만큼 수익을 내진 못하고 있다. 더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도록 하고, 또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려견놀이터를 찾는 이들도 아직은 많진 않다. 평일에는 20~30명, 주말이면 70~80명 정도가 찾는다고 한다. 놀이터 너비만 3,300㎡에 달하니 한 번에 100명도 거뜬하다고 한다. 매화마을은 익산에 하나뿐인 무료 반려견놀이터를 더 많은 익산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익산시문화도시지원센터의 ‘문화마을29 컬쳐랩 - 익산을 부탁해’ 사업에 ‘댕댕이 문화축제’ 프로젝트로 지원했다. 문화축제로 사람들을 불러 모아 지역 경제를 되살리고 다송마을 주민과 도심 지역 주민 사이의 화합을 도모하자는 뜻도 담겼다.

두 달 동안 부지런히 준비한 끝에 지난 11월 12-13일 문화축제가 열렸다. 축제를 앞두고 이태원 참사가 터지는 바람에 시끌벅적한 행사는 모두 줄이고 ‘반려견을 위한 펫티켓 행동교정 문화교실’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교실에서 강의를 듣고 밖에서 실습도 해보도록 했다. 한 번에 20명씩 신청을 받아 이틀 동안 40명이 참여하도록 했다. 반려견 커뮤니티에 알리고 신청을 받았는데 1시간 만에 40명이 다 찰 만큼 관심이 컸다.

축제를 앞두고 놀이터를 마주 보고 있는 센터벽 한쪽에 커다랗게 벽화를 그려 포토존을 만들기도 했다. 매화의 분홍 바탕을 배경으로 익살스러운 불독 얼굴을 그려 넣었는데 놀이터를 찾는 이들마다 사진찍기에 바쁘다.

“아직 놀이터 말고는 부족한 게 많아서 돈 들어갈 곳이 많아요. 벽화뿐 아니라 곳곳에 사진 찍으면서 쉴 수 있는 공간들을 조성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강사비가 부족해서 문화마을29 지원에 더해 시에서 조금 더 지원을 받았어요. 덕분에 잘 치를 수 있었죠.”

처음엔 반려견 웨딩 이벤트와 반려견과 함께 하는 운동회, 플리마켓과 영화상영회 등 여러 행사들을 하려고 했으나 다음으로 미뤘다. 내년에는 더 다양한 행사들로 축제를 채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축제를 준비하면서 조합원들이 힘을 많이 보태줬어요. 제초작업도 같이 해주고, 재료만 사다가 예쁜 벤치들도 직접 만들었어요. 조합원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죠.”

놀이터 바로 옆에 새로 1층짜리 애견센터를 지을 준비도 하고 있다. 올해 안에 완공해 권역센터에 있는 카페도 그쪽으로 옮기고 반려견 간식과 구즈도 판매할 생각이다. 지금도 주민들이 마을에서 거둔 고구마로 고구마말랭이, 고구마빵을 만들고 있다. 놀이터 옆에 반려견과 함께 묵을 수 있는 캠핑장도 만들고, 매화마을로 들어오는 길에 자리한 멋스러운 정씨 문중 제실도 예절 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1회성 축제가 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주셨으면 해요. 또 너무 맡겨놓지만 말고 많이 도와주시면 좋겠어요. 다 주민들이 처음 하는 일이라 전문가의 도움이 많이 필요해요. 그래야 이곳이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곳으로 거듭날 수 있겠죠.” (이연정 다송무지개매화마을 사무장)

어렵게 첫발을 뗀 다송무지개매화마을 반려견놀이터가 익산을 넘어 전국에서 손 꼽히는 반려견과 반려인의 천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길 기대한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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