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짜장면 봉사 ‘정구영‧심숙희 부부’

10여 년째 소외된 이웃에 사랑 나눔…“어려운 환경서 자라 돕고 싶어”

금마면 경화루 정구영, 심숙희 부부

지난 12월 13일 완주군 화산면 ‘작은 샘물 공동체.’

중증 장애인과 치매 어르신들이 모여 사는 시설이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 움츠려 들었던 이곳에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바로 ‘짜장면 아저씨‧아줌마’가 봉사하러 왔기 때문.

중화요리 도구를 가득 싣고 찾아온 이는 정구영‧심숙희 부부.

이들 부부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식당으로 들어가 면을 뽑고, 짜장면 재료를 볶는다.

이날 정성껏 내놓은 짜장면은 무려 80그릇. 시설에 사는 원생 50명과 김치봉사에 나선 교인 30명이 맛있게 먹었다.

금마면 용순마을에서 경화루를 운영하는 이들은 매월 둘째 주 화요일 가게 문을 닫고 짜장면 봉사 길에 나선다.

벌써 10여 년째 남몰래 지키는 삶의 철학이다.

어쩌다 한번 빠질 법도 한데 자신과의 한 약속이기에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한다.

52년 경력의 베테랑 요리사 정구영 대표(66)는 “어려서부터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여유가 생기면 꼭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싶었다”며 “짜장면 한 그릇 별거 아니지만 저희 부부에게는 정성과 사랑이 가득 담겨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여산이 고향인 정 대표는 14살 어린 나이에 출향했다.

갖은 고생을 하며 어렵사리 중국음식 요리를 배웠다. 배달부터 식기 닦기, 주방 청소 등 해보지 않은 일이 없다.

배고픔을 달래려 중국음식점에 발을 디딘 뒤 평생 오직 한 길을 걸었다.

그러길 50여년 이제는 전국 최고의 중화요리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 교포가 운영하는 음식점 주방장으로 초청돼 유럽의 전통음식 요리도 섭렵했다.

그는 지난해 8월 50년 만에 고향에 돌아왔다. 금마에 중국음식점 경화루(용순신기길 44-16)를 차리고 고향 손님들에게 특별한 중화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아늑한 고향이 너무 좋다”며 “자신과 아내를 반겨준 고향 사람들을 위해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경화루 짜장면은 6천 원, 간짜장 7천 원, 짬뽕·우동·볶음밥 8천 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서비스도 푸짐하다. 음료수와 만두 등을 서비스로 제공한다. 특히 식욕이 왕성한 인근 군부대 군인이나 전북과학고등학교 학생 손님들에게 신경을 쓴다.

이들 부부는 “퍼주어서 망한 장사는 없다”며 “가게 임대료가 지출되지 않아 음식을 푸짐하게 제공하고,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한다.

봉사를 하러 나가는 매주 화요일은 휴무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밤 8시 30분까지다. 문의 및 주문은 ☎063-835-3588./박상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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