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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칼럼 - 바둑과 사회복지김병기의 열린칼럼
익산열린신문 | 승인 2023.01.09 08:57

바둑과 사회복지

익산시노인종합복지관 관장

요즘 바둑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는 중입니다. 많은 어르신께서 장시간 앉아서 조용히 바둑을 두시며 집중하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바둑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바둑은 단순히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라기보다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깨달음을 주는 경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저 싸워서 이기기 위해 세력을 불리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흐름 전체를 관망하며 쉬지 않고,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바둑에는 경기에 임하는 자세와 작전적 요령을 열 가지로 요결(要訣)한 위기십결이 있습니다. 부득탐승(不得貪勝), 입계의완(入界宜緩), 공피고아(攻彼顧我), 기자쟁선(棄子爭先), 사소취대(捨小取大), 봉위수기(逢危須棄), 신물경속(愼勿輕速), 동수상응(動須相應), 피강자보(彼强自保), 세고취화(勢孤取和)가 바로 그것들입니다. 이러한 사자성어를 풀어내면 바둑을 두는 데 꼭 명심해야 할 10가지의 비결로 욕심내지 말 것, 상대의 경계에 들어갈 때 기세를 누그릴 것, 공격하기 전에 자기의 결함을 살필 것, 버릴 것은 버리고 선수를 잡을 것, 작은 것은 버리고 큰 것을 노릴 것, 달아나도 잡힐 것은 버릴 것, 함부로 움직이지 말 것, 완급을 보아서 응수할 것, 상대가 강하면 수비에 힘쓸 것, 고립되었을 때에는 화평책을 쓸 것입니다.

이처럼 바둑은 두 사람이 바둑판을 마주하고 앉아서, 집의 크기에 따라 승부를 겨루는 경기이지만 교훈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게임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바둑돌 하나하나의 누적으로 경기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인생 또한 하루하루의 누계가 곧 개인의 역사로 기록되게 됩니다. 바둑돌 한 수에 따라 바둑의 승패를 좌우하게 되고, 인생 역시 하루 하루의 생활이 곧 일생의 성공과 실패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것이 바둑과 인생을 대비시켜 ‘인생은 바둑의 축소판’이라는 말이 격언처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사회복지에서도 하루하루의 누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사회복지에서는 대상자가 사회적 약자이기에 한 번의 선택이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단기적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 문제는 장기적인 해결을 요구합니다. 클라이언트와 지역사회의 관계가 가장 큰 예시입니다. 지역사회의 공동체성이 있어야만 장기적으로 지역사회 문제가 해결되고, 예방될 수 있습니다. 또한 공동체성을 통해서 사회복지로서의 문제 예방과 해결이 가능하고, 사람 간의 관계와 소통을 이룰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사회복지사와 보조금만으로 장기적 계획과 전략 없이 급한 불만을 꺼가면서 사회복지를 한다는 것은 미봉책에 그칩니다. 오히려 이러한 방법으로는 문제의 해결보다는 문제를 더 양산하고 확산시키는 사례가 많습니다. 세상의 문제는 흑과 백으로만 이루어져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바둑판을 자세히 살펴보면 모든 것이 얽혀 있어 종합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후원금이 많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역사회에서 대상자가 보조금만 받으며, 생계유지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상과 직업을 지켜가며 성장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함께해야 합니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더욱 고민하고 그 선택의 영향력을 깊숙이 이해할 때 사회복지의 문제는 해결되기 시작합니다.

바둑에서 바둑돌 하나 하나는 동등한 가치를 가집니다. 하지만, 그 돌이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그 역할은 차이가 납니다. 세상 이치도 그러합니다. 모든 인간은 하나 하나 동등한 인권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복지는 사람들이 최선의 위치에서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습니다. 그를 통해 세상이라는 바둑판이 아름다운 하나의 게임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항상 함께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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