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은 '녕' 자 돌림 2명이 만든 회사라는 뜻
야구단 창단 등 호황 누렸지만 외환위기에 부도
끝내 공중분해 돼 익산과의 연고도 끊어진 기업
김성태 전 회장 인수 후 대북송금 등 논란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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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국내 내의시장을 석권했던 ‘쌍방울그룹.’
익산에 연고를 둔 유명 향토기업이다.
한때 쌍방울 직원들은 중앙동 내로라하는 술집에서 ‘외상술’도 맘껏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다.
쌍방울 로고가 찍힌 작업복을 입고 거리에 나서면 시민들이 부러운 눈초리로 쳐다보는 시절이 있었다.
1997년 부도로 향토기업으로서 시민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쌍방울그룹이 최근 연일 대한민국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이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500만 달러(약 60억 원) 대북 송금 의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여러 가지 혐의다.
이 사건으로 ‘쌍방울’이라는 기업명이 국민 입길에 오르면서 익산시민들은 만감이 교차하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대표적인 향토기업으로 전북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단까지 운영했지만, 끝내 공중분해 돼 익산과의 연고도 끊어진 기업이기 때문이다.
쌍방울은 1954년 당시 이리시에서 이봉녕-창녕 형제가 설립한 '형제상회'가 기원이다.
창업주 겸 회장은 이산(而山) 이봉녕이고 2대 회장은 아들인 이의철(연안 이씨)이다.
1962년 이리시 인화동 2가 57번지에 삼남메리야스공업을 설립하고 '삼남표'로 사업을 개시하다가 이듬해인 1963년에 쌍녕섬유공업사로 사명 변경 후 1964년부터 '쌍방울표' 브랜드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 1973년에 주식회사로 전환하면서 '쌍녕섬유공업'이 됐다.
1977년에는 쌍방울로 사명을 바꿨다. '녕' 자 돌림 두 명(이봉녕-창녕 형제)이 만든 회사라는 뜻의 이름이다.
1979년에는 본사를 서울로 이전했을 뿐만 아니라 업계 최초로 컴퓨터를 도입해 산업공정의 전산화를 꾀했다.
이어 스타킹공장을 세우는 등 사업을 확장, 1984년 10월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돼 같은 해 무역부문을 ‘쌍방울 상사’로 분할시켰다.
1987년에는 독자적인 내의 브랜드 ‘트라이(TRY)’까지 출시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갔다.
‘트라이(TRY)’는 영화배우 이덕화가 광고에 출연해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쌍방울은 이를 토대로 1989년에 전북 연고의 프로야구 제8구단 ‘쌍방울 레이더스’를 창단했다.
또 1990년에는 남부권 최대 규모 종합리조트인 무주리조트도 문을 열었다.
1995년에는 중국 지린성 훈춘시에 첫 해외법인 ‘훈춘트라이침직유한공사’도 설립했다.
1980년대 쌍방울은 전북 연고 기업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황금기를 지냈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무주·전주 동계 유니버시아드 개최 준비 등 비 내의 사업에 무게를 뒀던 쌍방울은 빚을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1997년 10월 14일 부도가 나 1998년에는 회사정리절차에 돌입해 법정 관리를 받았다.
법정 관리 기간 중 1998년에는 마라톤팀을,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를 해체하는 등 구조조정을 벌여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
이에 힘입어 2000년 국내 최초로 언더웨어 패션쇼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했으며, 2001년에는 업계 최초로 지식경영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2002년에 애드에셋 컨소시엄에 인수된 쌍방울은 2004년 SBW홀딩스가 최대 주주인 클레리언 파트너스와 옛 경영진들이 이끌던 청소용역업체가 경영권 분쟁 중 파산하자 대한전선에 매각됐다.
방적공장을 쌍영방적으로 분사한 뒤 2006년 3월에는 ‘트라이브랜즈’로 사명을 바꿨다.
2008년 4월에는 기존 법인이 TEC&CO로 전환되며 신규법인 ㈜트라이브랜즈로 인적 분할됐고, 2010년 현재 논란의 중심인 김성태가 설립한 ‘레드티그리스’로 넘어가 ㈜쌍방울트라이그룹이 됐다.
이후 2011년 9월 예전 명칭인 ㈜쌍방울로 돌아왔고, 회사 심볼도 예전의 것을 되찾았다.
하지만 익산 향토기업 쌍방울은 이미 사라진 뒤다./황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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