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계단

무안군 지장리 255번지

또 한 생애가 화구火口로 든다

굴뚝은 지상으로부터의 간극,

소문처럼 주소가 흩어지고 있다

어깨를 들썩이며 몇은

그와의 기억을 불러내고 있고

몇은 더 깊이 삼켜들어

목울음만 한 솔방울이 툭툭 떨어진다

나무들도 가벼워지고 싶은지

붙잡고 있던 몇 개의 가지를 내려놓는다

하필 휴게실 문은

침묵과 침묵 사이로 꺽꺽거린다

붉은 밑줄을 그어대듯 번호가

호명될 때마다 상복들 우우

연체된 채무처럼 불려 간다

손톱을 뜯거나 빈 종이컵을 구기거나

너나없이 영락없는 대기자들이다

앞선 구름 한 점 막

통과의례의 굴뚝을 넘어선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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