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설장고로 전국 대상 영예 마당굿 열며 전통시장 살리기도

‘굿쟁이.’ 옛날엔 풍물(농악)을 치는 사람을 하대하는 표현이었지만 정작 굿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굿쟁이는 어쩌면 당연하고도 훈장(?)과도 같은 말이다. 굿 하는 사람으로서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사회 각지에서 활동하는 굿쟁이가 많이 있지만, 유독 눈길이 가는 굿쟁이가 있다. 잘나가던 석공인에서 굿쟁이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임승용 씨(57·함열읍 와리)다.

운명처럼 다가온 풍물에 이끌려 시작하게 된 것이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활의 전부가 됐다.

한때 알아주던 석공인이었던 임 씨는 전통농악의 매력에 흠뻑 빠져 1993년 금강성포 좌도농악회에 입단, 전승자인 이인수 옹(88·익산시민의 장 문화장)으로부터 좌도농악을 배웠다.

매일 저녁마다 풍물연습에 매달렸고 급기야 5년 전부터는 30년 동안 하던 석공 일을 그만 두고 아예 굿쟁이의 길로 들어섰다. 함열읍에 (사)금강성포좌도농악보존회를 설립,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그가 치는 가락은 ‘금강성포 좌도농악.’ 국가중요무형문화재가 아니고 이름도 생소하지만 200여 년 간 익산 성당면에 전해 내려온 익산의 전통농악이기에 길이 전승하겠다는 사명감이 높다.

그의 스승이자 금강성포 농악 전승자인 이인수 옹도 수제자인 임 씨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지금까지 이루지 못한 문화재 등록의 한을 풀고, 농악을 널리 전파하길 바라고 또 바란다.

“금강성포 좌도농악은 투박하면서도 정교한 가락에다 화려한 진풀이가 아주 멋집니다. 금세 빠져들 수밖에 없죠.”

임 씨는 2011년 4월 ‘제13회 김제 지평선 전국국악경연대회’ 타악 부문 종합대상을 차지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전국 103개 농악팀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금강성포 좌도농악’ 설장고로 정상에 올라 익산에 우도농악뿐만 아니라 좌도농악도 있음을 대내외에 널리 알렸다.

금강성포 좌도농악이 문화재로서 보존 가치가 있음을 보여준 임 씨. 현재 익산지역 내 학교, 청소년수련관, 함열읍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사물놀이 강사로 활동 중이다.

또 함열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매년 사재를 털어 국악공연도 열고 있다. ‘장이 있어야 굿도 푸지다’는 천생 굿쟁이다.

“농악이요. 배고프고 힘든 일이지만 우리의 것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하고 있죠.”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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