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 회원 합주로 배려・이해관계 형성 이젠 ‘동반자’
체육공원・복지시설 등 찾아가는 음악회로 사랑 나눔

사진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김현찬, 정동복, 양두섭, 이복희, 송원종, 정길용, 왕현호, 원은자, 황성진 씨.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30분. 영등동 1산업단지에 위치한 한 사무실에서 아름다운 색소폰 합주가 울려 퍼진다.

창단 2년째인 ‘수랑색소폰앙상블’(단장 이복희・55)의 연습 소리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 각 분야별로 환상의 소리를 낸다. 거기에 듬직한 베이스기타가 완성도를 높여 준다.
수랑은 기업 CEO, 공무원, 자영업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12명의 회원들로 구성됐다. 본업은 따로 있지만 (사)한국색소폰협회 회원으로 등록된 수준급 연주가들이다.

이들의 연주는 합주로 진행된다.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호흡을 맞춘다.
이복희 단장은 “경력이 2년부터 5년 이상 된 회원까지 다양하다. 실력차이는 있겠지만 합주에선 모두 같은 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공감하고 인정하는 부분이 많이 생긴다. 무엇보다 상대를 이해하게 되고 가르쳐주기도 하면서 동반자가 된다”고 말했다.

이들이 색소폰 연주를 시작한 이유는 다 다르다. 학창시절부터 좋아하던 회원, 주위의 권유로 시작한 회원 등. 하지만 색소폰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쳤다.

회원들은 “다른 악기보다 연주가 수월하다. 덕분에 빨리 적응하게 되고 그만큼 재미가 있다”며 “내 호흡으로 연주가 되는 걸 보면 쾌감과 자부심이 생긴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어디서든 공연을 즐긴다. 체육공원에서 ‘찾아가는 음악회’를 열고 운동 나온 시민들과 함께 어우러진다.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찾는 복지시설에서도 이들의 인기는 뜨겁다.

양두섭 회원은 “부족한 실력이지만 연주를 듣고 좋아해주시는 어르신들 볼 때면 더 즐겁고 뿌듯하다”면서 “무대에서 긴장과 만족을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30일에는 창단 1주년을 기념해 창단연주회를 열었다. 이날 모인 후원금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쓰일 예정이다.

4년 간 독학으로 색소폰을 정복한 정동복 회원은 “인생이 즐거워 졌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며 “음악을 좋아하거나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한 분들에게 적극 추천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수랑색소폰앙상블의 목표는 더 좋은 연주를 선보이는 것이다. 또 실버연주단이 돼서 숨소리만 들어도 서로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돈독한 관계가 되고 싶다고.

이 단장은 “‘기쁨의 선율’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개설 중이다. 어디서든 수랑의 연주를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싶어 준비하고 있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음악 소리를 듣고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정아 기자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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