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년대 피 끓는 청춘들 천국
젊은 남녀 데이트코스 오색조명 댄스음악 인기 절정
DJ 춤 유행되기도… 옛 영화 뒤로한 채 간판만 남아

중앙동 ‘영스타롤러장.’ 원래 이름은 ‘영스타로울러스케이트장’이다. 2000년대 인라인 열풍을 타면서 로울러 글자를 떼고 ‘인라인’이라는 글자를 새겨 넣었지만, 40대 이상 중장년들의 기억엔 영스타롤러장이다.

1980~90년대만 해도 영스타롤러장은 그야말로 명소였다. 사람들 어깨가 부딪쳐 지나지 못할 정도로 인산인해였던 익산 도심 한복판에 자리했으니 모르는 이가 없었다.

영스타롤러장은 피 끊는 청춘들의 천국이었다. 젊은 남녀들의 데이트코스였다. 화려한 조명, 댄스음악에 몸을 맡기며 고무트랙을 신나게 질주했다.

요즘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할 만큼 롤러장은 당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어렴풋이 기억되는 영스타롤러장의 풍경은 이러했다. 입구 로비에서 롤러스케이트를 받아 신발 끈을 묶고 롤러장 안에 들어서면 젊은 남녀들로 북적였다.

디스크자키(DJ)는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다. 지금의 아이돌 부럽지 않은 인기스타였다. 신청곡을 받아 신나는 음악을 틀어주곤 했다. 레코드판을 들고 춤을 출 때는 롤러를 타는 것도 멈추고 바라보는 게 예의(?)였다. DJ의 춤은 곧바로 유행처럼 번졌다.

롤러를 타는 것에 따라 신분(?)도 갈렸다. 정면을 보고 타는 것은 하층, 등을 앞으로 하고 고개를 돌려서 타야만 제대로 대우(?)를 받았다. 피겨여왕 김연아처럼 스핀묘기를 뽐내면 인기 최고였다. 여학생들을 골탕 먹이는 짓궂은 남학생들도 많았다.

‘고고장’으로 불렸던 롤러장. 최근 복고열풍이 불면서 대구 등지에서는 롤러장이 다시 북적이며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익산은 잠잠하다.

중장년층에겐 향수, 젊은 세대에겐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영스타롤러장이 다시 개장하길 고대해본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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