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학 박사 / 혜민원 한약국 약사

오는 21일이 하지(夏至)인데, 다들 아시다시피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입니다.

장마가 끝나는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됩니다.

이번에는 더위에 지친 몸에 원기와 영양분을 더해 주는 한약재를 알아보겠습니다.

이 시기에 흔히 찾는 음식인 삼계탕(蔘鷄湯)은 생닭에 인삼, 대추, 찹쌀과 기호에 따라 여러 한약재를 넣어 만든 여름철 대표적인 보양식입니다.

요새는 값이 비싼 인삼대신 황기를 많이 쓰는데, 인삼보다 값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체질에 큰 상관없이 두루두루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황기의 한자명은 黃芪 또는 黃耆인데, 약재의 색이 노르스름해서 황(黃)을 쓰며, 단너삼을 뜻하는 기(芪)자로 표기하거나, 기를 보충하고 더위나 열로 인한 땀 배출을 막고 흡수하는 효능이 좋다고 하여 어른, 스승을 뜻하는 기(耆)자를 쓰기도 합니다.

황기는 콩과의 다년생 식물로 황기(또는 몽골황기)의 뿌리를 사용합니다. 황기를 씹으면 약간 단맛과 함께 콩 맛이 나는데, 그 향과 맛이 진한 것을 양품(良品)으로 봅니다.

동의보감에 탕액편(湯液篇) 초부(草部)에 단너삼뿌리로써 성질은 약간 따뜻(微溫)하고 맛은 달며(甘) 독이 없어 허손이수 익기장육의 효능이 있어, 몸이 허하거나 마른 경우, 기(氣)를 더하고 살을 오르게 한다고 합니다. 또한 옹저(癰疽)나 오래된 궤양(久敗瘡)에 농을 배출(排膿)하고 통증을 멎게(止痛)하며, 어린이, 부인 등에게도 두루 사용할 수 있으며, 기허로 인한 헛땀, 더위, 열로 인한 땀을 멈추게 하는 효능도 있다고 할 만큼 남녀노소 여러 질환에 다용도로 사용하는 한약재입니다.

황기는 현대약리학적으로 면역력활성, 심근손상억제, 스트레스저항과 기억력 증가 등 뇌신경보호작용과 신생혈관생성 등 상처치유효능과 항바이러스, 항염증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습니다.

동의보감이나 현대약리적 연구 자료로 볼 때 황기는 더위나 기타 외상 또는 손상된 몸을 회복시키며, 땀 등 체액배출로 인하여 체력이 떨어질 때, 손상된 몸을 회복시키고 원기를 보충하는 효능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삼계탕 등 식용으로 쓰는 경우 대개 가늘고 긴 형태의 황기를 많이 사용하는데, 약용으로는 크고 노란색이 진한 것을 사용합니다. 흔히 신토불이라 하여 우리나라 사람은 우리나라에서 나는 음식을 먹어야 건강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일견 맞는 표현이기는 하지만, 약용으로 사용하는 한약재의 경우 반드시 그러한 것은 아닙니다. 황기는 몽골에서 나는 몽골황기를 가장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봅니다. 식용으로 사용할 때는 국산을 사용하지만, 약용으로 쓸 때는 몽골황기를 사용해야만 원하는 효능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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