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정보작명연구원장

조선의 대실학자 황윤석(黃㣧錫)의 후손으로 전북 고창군 성내면 조동리에서 아버지 황효익과 어머니 진주강씨 사이에 태어났다. 본관은 평해(平海)이고, 호는 석전, 남고산인(南固山人), 칠봉거사(七峰居士). 백연산인(白蓮山人) 등이 있다. 석전이란 호는 고창에서 밭을 일굴 때 돌이 너무 많아서 자호로 삼았다. 5세부터 한학과 서예를 익혔고, 1914년에 백관수(白寬洙)의 권유로 서울중앙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으나 유가의 전통을 고집하는 부친의 엄명으로 자진중퇴하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1920년 처숙인 노병권과 함께 금강산 돈도암에 들어가 10여 년 동안 망국의 한을 달래며 서예와 한학에 전념해 송나라의 명필 조맹부, 왕희지, 구양순체를 섭렵했다. 1930년 고향으로 돌아온 황욱은 시, 서, 화, 삼절로 유명한 신위(申緯)를 사숙하며 예, 악, 사, 어, 서, 수 등 선비가 닦아야할 육예를 고루 갖추었다,

1950년에 율계회를 조직해 정악(正樂)을 연주하고, 시주(詩酒)와 활 쏘기, 가야금도 즐겼다. 1953년 전주에 은거하며 필령을 연마했는데, 특히 행서와 초서에 능했다. 1963년 심한 수전증이 오자 붓을 손바닥으로 거머쥐고 악필법(握筆法)을 구사했으나 오른손마저 불편해지자 좌수악필을 사용했다. 악필과 함께 하나의 필획을 쓸 때마다 세 번을 꺽는 삼과절필법(三過折筆法)을 폭넓게 사용했다. 두 가지의 필법은 쇠나 바위같이 굳센 기운인 금석기가 돋보이는 특유의 서예를 이룩할 수 있었다.

1973년 늦은 나이에 전주에서 지방 유지들의 초대로 회혼기념서예전을 열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 후 동아일보 초대전을 시작으로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해마다 전시회를 열었다. 1984년에는 오른손 사용이 불편해 지자 왼손 악필을 시도, 다른 서예가들과 달리 왕성하게 활동했다.

대표적인 금석문으로 독립기념관 장건상선생어록비(張建相先生語錄碑)와 화엄사 일주문, 불국사종각, 금산사 대적광전(大寂光殿)의 편액 등 1500여 작품을 남겼다. 자기극복으로 웅장하고 괴석처럼 꿈틀 거리는 형상을 지닌 독특한 서예세계를 이루며 예술혼을 불태웠던 황욱은 1993년 96세를 일기로 전주에서 세상을 떠났다.

전주 완산구 쑥고개로 249 전주박물관에 석전 황욱 전시실이 있고, 전북 고창군 성내면 조동길33에는 종가가 있으며 앞산에 묘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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