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속출 높은 분양가 원인 살고 있는 아파트값 하락 깡통주택 나올 수도

익산지역 부동산 경기가 한겨울 추위마냥 꽁꽁 얼어붙었다. 매물은 쏟아지지만 거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축 아파트 분양도 주춤하고 있다. 살고 있는 아파트가 팔려야 새로 지은 아파트로 이사할 수 있지만, 시세보다 싼 값에 내놓아도 팔리지 않아 분양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엔 신축 중인 아파트 분양권마저도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특히 1천만 원대를 육박하는 평당 969만 원의 높은 분양가에도 전체 분양이 이뤄졌던 아파트의 분양권을 팔려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신축 중인 이 아파트 주변 한 공인중개사는 “현재 저에게 분양권을 내놓은 사람이 10명 정도 된다. 4층, 7층 등 저층은 물론 전망이 꽤 좋은 17층도 매물로 나왔다. 더욱이 처음 분양할 땐 ‘P(권리금)’가 500만 원 붙었는데 지금은 100만 원으로 뚝 떨어졌고, 심지어 P 없이 계약금만 받고 팔겠다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도 사려는 사람은 거의 없어 걱정”이라고 한숨지었다.

또 다른 신축 아파트는 미분양 사태를 맞고 있다. 내년까지 신축을 마치면 바로 옆에 2차 아파트를 착공할 계획이었으나 1차 아파트가 미분양되면서 계획이 쉽지 않게 됐다.

부동산업계는 이처럼 분양권이 쏟아지고, 미분양 사태를 빚는 이유는 익산시 아파트 값이 인근 전주, 군산과 비교해도 너무나 높아졌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제일건설이 모현동에 신축하고 있는 오투그란데 프리미어의 분양가는 평당 969만 원인데 비해 전주 에코시티 900만 원대, 군산 디오션시티 평당 800만 원대다.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젊은 사람들이 익산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같거나 낮은 전주 에코시티나 군산으로 이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익산시 인구현황을 보면, 지난 3월 기준 전체 전출자 3천681명 중 도내 다른 곳으로 이주한 인구는 2천523명이었다. 이에 비해 전체 전입자 3천131명 중 도내 다른 곳에서 익산으로 이주한 인구는 2천171명이었다.

최근 5년 사이에 지어진 신규 아파트값도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아파트값이 오를 만큼 올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매물이 안 팔려도 아파트값을 내리지 않고 버티는 형국이지만, 앞으로는 신규 아파트값도 내리막길을 탈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익산시가 인구감소 주요 원인과 아파트 분양가 급등세의 원인을 아파트 공급 부족으로 보고 향후 5년 동안 28개 단지 1만5천 세대의 아파트를 공급해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를 잡는다는 계획이어서 주택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업계는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깡통주택’이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인기 있는 신규 아파트 전세가는 매매가의 80% 수준. 만약 아파트값이 떨어지면 전세금도 주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모현동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아직은 크게 걱정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노후 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신규 아파트 증가 추이와 분양가를 관망하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앞으로도 분양가가 낮아지지 않고 계속 높으면 대규모 미분양사태는 물론 인구유출 등 큰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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