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서 화백

40여 년 화선지에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 온 박미서 화백. 새로운 도전으로 많은 이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화 중견작가이자 수필가인 박 화백이 붓과 종이 대신 태블릿PC로 작품을 선보인 것.

지난 15일부터 전주 지후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개와 늑대의 시간-경계를 허물다’ 개인전에서 박 화백은 태블릿PC(아이패드)로 그린 30여 점의 그림을 처음 선보였다.

오는 8월 22일부터 9월 12일까지는 익산 단 카페(영등동)에서 2차 개인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화려한 기교를 넘어 진정성 담긴 작품들로 사랑을 받은 박 화백의 이번 도전은 예술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다.

박 화백과 태블릿PC의 만남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 2월 아들이 건네 준 아이패드가 시작이었다.

박 화백은 “외국에서 살고 있는 아들이 잠시 집에 왔다가 코로나로 인해 발이 묶여 한 달여간 집에 있었다. 건축디자인을 하느라 한 몸처럼 하던 아이패드를 가져와 ‘그림을 그려 보시라’ 제안했다. 호기심에 덥석 펜을 받았다”며 “유화 붓, 서예 붓뿐만 아니라 물결, 안개, 구름 표현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며 월광에 비치는 홍매 1점을 완성했다”고 첫 작품을 소개했다.

그렇게 태어난 첫 작품은 놀라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안겨줬다.

박 화백은 “아들과 동시에 ‘어떻게 이런 표현이 가능하지?’라며 놀랐다”면서 “무엇보다 아날로그 감성을 디지털로 담아내는 조합이 재밌었다”고 말했다.

먹을 갈거나 종이를 펴놓고 그릴 장소가 마땅찮을 때는 어김없이 태블릿PC를 켰다. 그렇게 몇 개월간 100여 점의 그림을 그리며 디지털그림의 세계로 여행을 떠났다.

박 화백은 “그동안 ‘아무리 인공지능 시대라도 모필의 운필법은 불가능하다’고 강의해온 터라 허탈함과 신기함이 공존했다”며 “많은 분들이 나의 새로운 도전을 어떻게 보실지 기대되는 마음과 색다른 작품으로 즐거움을 드리고자 전시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박미서 화백. 따뜻한 정과 긍정의 힘으로 40여 년 오롯이 예술인의 길을 걸으며 후배들과 제자들의 멘토 역할까지 도맡고 있다.

그림과 글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박 화백은 “예술은 서로 나누고 공감하는 것이다. 부족한 나의 작품으로나마 마음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미서 화백은 한국예총 익산지부 수석부지부장, 한국미술협회 익산지부 지부장, 한국미술협회 전북지회 한국화분과 이사, 전국서화백일대상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온고을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 익산문화관광재단 이사, 전북대 평생교육원 한국화반 등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박미서의 글과 그림 ‘사람이 살아가는 길 옆에’와 수필집 ‘내 안의 가시 하나’, 수필선집 ‘이 찬란한 꿈을’이 있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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