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목표 보석박물관내에 부지 확보 전시작품도 모아

익산한국공예대전 신인작가 등용문 역할 물심양면 지원

많은 지역예술인 참여할 수 있는 공공프로젝트 확대 바람

이광진 (사)한국공예문화협회 이사장(71)은 익산 공예문화의 산증인이다. 그는 공예문화의 변방 익산을 일약 대한민국 공예특화지역으로 만들었다.

그는 지난 1989년 원광대 교수로 발을 디딘 후 2016년 퇴직 때까지 27년 동안 후학을 양성하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한편 익산 공예문화 위상을 높이고 저변을 확대했다. 현대적이고 창의적인 작품활동도 바지런히 이어왔다. 특히 그는 1999년 (사)한국공예문화협회를 창립해 2000년 전국 규모의 ‘익산한국공예대전’을 만들어 최고 권위를 갖는 대회로 발전시켰다. 지난 2013년 지방대학 출신 최초로 (사)한국공예가협회 이사장을 맡아 신진예술가와 원로작가를 아우르며 공예문화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왕성한 사회활동과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를 만나 새해 계획과 익산문화 예술의 현주소를 들어본다.

-반갑습니다. 올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여러 차례 밝혔듯이 내 최종 꿈은 익산 공예미술관 건립이다. 내 고향 후배 공예인들이 자신의 작품을 맘껏 전시하고 활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보석박물관내 부지에 2023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공예미술관이 건립되면 익산시민뿐만 아니라 전북 도민들에게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0월에는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

-공예미술관 개관에 앞서 전시할 작품을 꾸준히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두 가지 방법으로 작품을 모으고 있다. 먼저 익산한국공예대전에서 대상·최우수상·우수상을 받은 작품 80여 점을 보관하고 있다.

두 번째는 지난해 8회를 맞은 한국현대공예 원로정예작가 10인 초대전이다.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과 익산에서 전시회를 갖은 뒤 작가들로부터 작품을 기증받고 있다. 이렇게 모은 작품이 180여 점에 이른다. 익산의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익산 공예대전은 전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다.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외환위기(IMF)로 모두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1999년이다. 힘들다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 공예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전북에서 활동하는 작가 100명이 100만 원씩 성금 1억 원을 모아 (사)한국공예문화협회를 창립해 2000년 익산한국공예대전을 개최했다. 익산한국공예대전은 평균 450점의 작품이 출품되며 입상률 25%로 경쟁률이 치열한 대한민국 대표 공예대전으로 성장했다. 익산한국공예대전이 신인작가 등용문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문화예술인들도 힘든 한해였다. 예술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에서 전업 작가로 사는 것은 쉽지 않다. ‘미술대학 학생들은 졸업하면서 실업자가 된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가 공공연하다. 젊은 예술인들이 마음 놓고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숙제다. 지난해는 코로나19까지 겹쳐 더욱 힘들었다. 예술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많은 공공프로젝트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익산문화관광재단이 금마 서동공원에 추진하고 있는 ‘2020 공공미술 상상톡톡 프로젝트‘도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서동공원 2020 공공미술 상상톡톡 프로젝트 총감독을 맡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사업인가.

익산 문화관광재단과 함께 작가 40여 명이 참여해 △천년의 풍경을 새기다 △가고 싶은 대로(大路) △창조적 솟대 △콘크리트 쉘터 △이리(裡里) 보아도 내 사랑 등 5가 주제로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대표적으로 설명하면, ‘천년의 풍경을 새기다’는 서동 선화의 애틋한 사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천년의 사랑’ 등의 작품을 금마 저수지 수변공간에 설치해 서동공원을 찾는 관광객에게 포토존으로 제공한다. 관람객들은 미술작품을 감상하며 휴식과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과 문화예술계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예전처럼 모두 모일 수 없는 상황에 맞춰 비대면 문화생활이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하나의 연결된 콘텐츠 안에서 문화생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예술계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발전할 것으로 생각된다.

-정치권이나 익산시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문화예술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없다. 오랜 시간 거름을 주고, 알맞은 물을 주며 정성을 쏟아 관리해야 튼실한 열매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짧은 시간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모든 일은 때가 있듯이 기다릴 줄 아는 사람만이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도자공예의 묘미는 무엇이며, 작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도자기를 성형하는데 작가의 의지가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가마 속 소성(불 때기) 과정에서 일어나는 예상치 못했던 의외성이 셀램으로 남는 것이 하나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작품을 만들 때는 공예본질에 충실하려 노력한다. 도예는 쓰임(用)과 아름다움(美)의 예술이다. 즉 용(用)과 미(美)다. 개인적으로는 용(用)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전통적인 바탕에 현대적 기법을 활용한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예술인들에게 덕담을 한다면.

지난해는 예기치 않은 코로나19로 예술인들이 참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끝이 없는 터널은 없듯이 코로나19도 곧 종식될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는 문화예술인과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소망한다.

퇴직 후에도 왕성한 활동…지역 공예가 첫 한국공예가협회 이사장

이광진 (사)한국공예문화협회 이사장은 전라북도공예가협회 이사장, 전라북도 산업디자인협회 회장, 익산예총 회장, 원광대 미술대학 학장·미술관장·박물관장을 지냈으며 이태리판화 400년전 추진위원장, 서동축제 운영본부장, 익산 돌문화프로젝트 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전북예술상, 목정문화상, 한국공예가협회상, 목양공예상, 익산예술문화대상, 대한민국미술인상, 현대공예본상 등을 수상했다

가족은 교직을 퇴직한 아내 장은진 씨와 공직에 몸담고 있는 아들 준석 씨(35)와 서울대학교에서 금속공예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딸 연미 씨(31) 남매를 두었다.

취미는 등산. 요즘은 들녘을 걸으며 도예작품과 익산 공예미술관 건립에 대한 구상에 집중하고 있다.

작품활동은 흙을 만져야 하는 작업 특성상 1년 중 4~5개월 집중적으로 한다.

주현동에서 태어난 익산토박이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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