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유아기 교육 중요 어릴 때부터 감사·긍정 마음 심어줘야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 뛰어넘지 못해 연수기회 확대 바람직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말한다. 교육은 미래의 사회와 나라를 이끌어 갈 인재를 기르는 정책이기 때문에 먼 훗날을 내다보고 준비해야 한다. 특히 익산은 교육의 도시로 명성을 얻고 있다. 시민들도 교육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익산 학생들의 학력은 자랑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다. 러시아 문호 톨스토이는 “오늘날 사람들은 공부를 많이 한다고 하지만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은 동서고금의 철학자들과 비교할 때 의미 없이 살아 간다“며 그 이유로 잘못된 교육을 받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관연 이 시대의 올바른 교육은 무엇일까. 평생을 교육에 헌신한 최낙환 전 교육장으로부터 익산교육을 진단하고 그 방향을 들어본다.

-반갑습니다. 교육적 측면에서 익산은 어떤 도시인가.

익산은 교육도시다. 교육 인프라도 잘 갖춰졌다. 사통오달 교통망은 김제, 정읍, 군산 등 인근 지자체의 우수한 학생들을 익산으로 끌어 모았다. 익산 교육의 강점이었다. 하지만 근래 들어 고교평준화가 시행되면서 학생들의 실력은 하향평준화의 길을 걷고 있다. 아쉬움이 많다.

-익산 교육이 발전하려면.

교육은 선의의 경쟁이 필요하다. 성적에 따라 줄을 세우라는 말이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학교에서는 학생들끼리 서로 경쟁하면서 자신의 성적을 올릴 수 있다. 학교 밖에서는 학교와 학교사이의 경쟁이다. 예를 들어 A학교 학생들의 실력이 뛰어나면 다른 학교에서도 더 학생들을 잘 가르치려고 노력할 터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상향평준화를 이룰 수 있다. 또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 잡무를 줄여 교사들이 연수와 연찬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학생·학부모·시민들이 스승을 존경하는 마음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교육은 먼저 성숙한 사람이 미숙한 사람을 성숙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즉 교사는 학생들이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바로 인성교육이다. 아무리 많이 배우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인성이 잘 못된 사람은 사상누각과 마찬가지다. 미국 케네디연구소에서 연구, 발표한 결과를 보면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미국사회에서 성공했다고 평가받은 1천명에게 자신이 성공한 가장 큰 덕목이 무엇인지 물었다. 대부분이 ‘좋은 인간관계’를 꼽았다고 한다. 좋은 인간관계는 좋은 인성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인성교육의 60~70%는 가정에서 이뤄진다. 부모가 자녀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고, 좋은 것만 들려주고, 감동적인 행동을 보여주면 좋은 인성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두 번째는 기본생활습관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예절과 질서, 법을 준수하는 생활이다. 예절과 질서, 법을 지키면 최소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세 번째는 학문이다. 가정을 꾸리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사회구성원으로 생활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학문을 갖춰야 한다.

네 번째는 자기소질과 적성, 취미, 꿈, 소망을 개발하는 것이다.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지렛대다.

-교육에도 단계가 있다. 가장 중요한 단계는 어디인가.

그렇다. 교육에도 단계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기초가 튼튼해야 좋은 건물을 지을 수 있듯이 교육도 마찬가지로 유아교육이 발전해야 초등교육이 발전할 수 있고, 초등교육이 발전해야 중등교육이 발전할 수 있다. 이렇게 기초교육이 중요한 시기에 인성교육도 함께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감사하는 마음, 긍정적인 마음을 심어줘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우리 조상들의 밥상머리 교육은 좋은 교육이다.

-코로나19는 교육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문제점은 무엇이며, 개선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우리가 가늠할 수 없는 영향을 교육현장에 미치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학력저하다. 특히 생활이 넉넉하지 못한 가정의 학생들에게 그 타격이 크다. 교육의 불균형은 장기적으로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우려가 있다. 정부와 교육계가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력향상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집단생활(학교생활)을 하면서 서로 소통하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질서를 배워 성숙한 민주주의 시민으로 성장한다. 비대면 수업은 이같은 교육의 순기능을 차단한다. 학생들이 컴퓨터에 친해질수록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교육전문가들의 분석이 두렵다.

-현직에 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교육 방법, 또 학생들 사이에서 별명은.

학생 한명이 한 달 동안 반장을 맡는 월반장제도 도입이다. 1970년대 중반쯤 시행한 것으로 기억난다. 모든 학생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고 싶어 시도했다. 사실 초·중·고등학교 학창시절 나 자신이 반장을 한 번도 맡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학교를 졸업했다. 언제부터인가 일선학교에서 월반장제도가 정착한 것을 보고 한편으로 뿌듯했다.

‘호랑이 선생님'으로 불렸다. 기본생활과 수업시간에 엄격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이 시대, 우리 사회에 필요한 덕목은.

동물과 인간이 다른 점은 많지만 한 가지만 꼽는다면 양심이다. 인간에게 양심이 없다면 동물과 다를 바 없다. 양심이 있는 사람은 하늘을 보며 땅을 보며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다. 양심에서 효도도, 의리도, 정의도 나온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실의 양심을 간직한다면 익산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국가가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덕담을 한다며.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좋은 날이 찾아 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를 위해 생활자체가 방역이 되어야 하며, 국가 방역시책을 잘 따라 코로나 19가 하루빨리 종식될 수 있도록 시민 모두가 힘을 모았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예절은 예절로, 겸손은 겸손으로, 친절은 친절로, 의리는 의리로 메아리 되어 돌아오는 법이다. 시민 모두가 아름다운 삶으로 살기 좋은 익산, 사람이 찾아오는 익산을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철저한 자기관리…퇴임 후에도 지역사회 발전 앞장

최낙환 전 교육장은

독실한 기독교 원로장로다. 군산사범학교를 졸업하고 21세에 교육계에 발을 디뎠다. 44년 동안 후학양성에 헌신하고 익산교육청 교육장으로 퇴임했다. 고창·익산에서 평교사·교감으로 교단에 섰다. 장학사와 장학관을 거쳐 진안·익산교육청 교육장을 역임했다. 삼기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임 당시 손수 교사에 페이트를 칠하고 화단을 가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학교로 만들어 전국 언론에 보도됐다. 익산시애향운동 본부장, 이리백제라이온스클럽 회장을 맡아 지역사회 발전에 앞장섰다. 현재 익산시애향운동본부 원로회원과 익산시원로회의 부회장을 맡아 지역 현안해결에 힘을 모으고 있다.

소식과 규칙적인 생활로 80세 나이를 믿을 수 없을 만큼 건강미를 자랑한다. 요즘도 주 6회 헬스와 등산을 하며 체력을 단련한다. 좌우명은 예절·의리·성실이다. 최근 아들이 좌우명이 좋다며 대를 잇기로 했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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