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에서 오신 당신에게.

익산청년드림협동조합 이사장

“익산은 어떤 곳인가요?”

현재 운영하는 매장이 관광명소까지는 아니지만 익산에 오신 여행객 분들이 자주 오시는 편이다. 이제는 살짝 눈치만 봐도 ‘여행객이신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는 그 분들에게 “익산 분이 신가요?” 하고 자연스레 말을 걸게 된다.

10에 8은 “아니요. 여행 왔어요.” 또는 “아 출장 때문에 하루 있게 되었습니다.” 라는 비슷한 대답들이 돌아오며 그렇게 하나 둘씩 이야기를 풀어내다 중간지점에서 “익산은 어떠셨어요?” 라는 질문을 한다.

화학 관련 연구직을 하시던 A씨의 이야기는 이랬다.

“탄소 관련해서 전북에는 자주 왔었습니다. 저희가 오면 보통 3일 정도는 머물러요. 그런데 익산은 잘 모르기도 하고 해서 전주, 군산에 보통 숙소를 잡았어요. 그러다 요새 제가 생각이 조금 많은 때라 그랬는지 모르는 곳에서 머물다 가고 싶더라고요. 그러다 익산을 검색해보게 되었는데 의외로 인구수가 많아 기대가 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와보고 조금 실망했어요. 역 근처, 숙소 근처, 심지어 미륵사지에도 볼 것도 먹을 것도 딱히 없더라고요. 그래서 오기 전에 익산을 검색해보다 여기 칵테일 바가 나와서 가봐야지 하고 들렸습니다.”

“그러셨군요. 인구수를 보고 오셨다는 말이 신선하게 느껴지네요. 맞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인구수에 비해 또 가진 자원들에 비해 아쉬운 부분들은 감출수가 없죠.”

“오히려 김제나 정읍을 가면 그 시골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여유로운 느낌들이 있는데 익산은 뭔가 익산만의 색을 못 느끼고 간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전주나 군산은 어떠셨나요?”

“전주는 워낙 자주 갔었어요.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예전 같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사람이 많고 볼거리, 놀거리가 많아 처음에는 주로 전주에 숙소를 잡고 전북을 돌았던 것 같아요. 그 후에는 한 번씩 아까 말씀드린 김제, 정읍 등도 가보고요. 군산도 좋았어요. 근대문화유산거리도 잘 되어 있었어요. 뭐랄까. 시내도 외곽도 관광지도 각자만의 볼거리가 있어 기억이 남았던 느낌이네요.”

“그러셨군요. 저만의 생각일수도 있지만 익산도 분명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지역이 변모하는 시간보다 늦었고 아쉬운 사례들이 많죠. 다만 익산은 가지고 있는 자원이 많은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재도, 도시도, 농촌도, 인구도 물론 인구가 많이 줄어가고 있지만요. 다만 이제 바늘과 실로 이를 잘 엮여내고 그를 위해 각 계층이 함께 연대해야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다른 지역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기억에 남는 도시 익산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기대가 되네요. 제가 언제 또 익산에 올지는 모르지만 그때도 이 공간이 그대로 있고 제가 바라본 익산이 조금은 더 기억에 남는 곳이 되었으면 하네요. 제가 꼭 한 번 더 찾아오겠습니다. 그리고 서울에 혹시 오시면 연락주세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자주 연락하지는 못해도 올라오시면 제가 꼭 한 잔 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익산사람으로서 그리고 여기 있는 친구들도 함께 조금은 더 기억에 남는 그런 지역이 되도록 노력하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렇게 그 분과의 자리를 마무리하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문화예술의거리, 미륵사지, 왕궁, 교도소세트장 등 익산을 방문하시고 이 매장에 오셔서 나눴던 이야기와 함께 다시 돌아가신 타지 분들은 친구, 혹은 직장 동료, 가족, 연인에게 익산에 대해서 무슨 이야기를 하셨을까? 다음에 다른 누군가와 함께 다시 익산에 들리시는 날은 언제일까?’

우리는 어떻게 익산을 바라보고 있으며 타지의 사람들은 익산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에게 어떠한 기억으로 남고 싶은 익산인지 객관적으로 생각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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