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익산여성의전화 대표

우리 사회가 ‘직장 내 성희롱’문제에 대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사건이 공론화 되었을 때 피해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이야기 하고 싶다.

최근 우리 지역에서 일어난 익산문화관광재단의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보도한 익산 A신문사의 기사(3월2일자)내용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편견과 피해자에 대한 비난의 논리가 어떻게 작용되는지 보여주었다.

피해를 주장하는 주요 당사자는 승진에서 탈락된 구성원?

해당기사는 ‘직장 내 성희롱’문제가 공론화 됐을 때 피해자의 보호를 우선 시 하기 보다는 피해자가 고발하게 된 이유를 승진 인사에 대한 불만인 것처럼 보도하였다.

‘직장 내 성희롱’ 문제와 인사문제는 별개의 문제임에도 해당 기사의 내용은 피해자의 피해사실까지 의심 받게 하고 있다.  

‘직장 내 성희롱’과 성 정체성

“성 정체성이 뚜렷한 남성인 재단 대표가 같은 남자에게 던진 농담이나 행위를 고용노동부는 성희롱으로 인용했다”는 해당 기사는 ‘직장 내 성희롱’이 이성 간에 발생하는 문제로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성희롱’은 성별과 관계없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한 권력관계 안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해당 기사는 가해자의 성 정체성을 거론하며 ‘성희롱’사안을 이성 간의 문제인 것처럼 문제를 축소시키고 있다.

성희롱과 농담의 경계선

대표이사가 A에게 “N번방 회원이 아니에요”라고 농담한 부분에 대해 대표이사는 “당시에 N번방 사건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였고, 당시 나와 재단 직원들이 찾은 식당의 텔레비전 뉴스에 N번방 사건이 도배되고 있었다. 순간 나는 직원들과 함께 웃어볼 생각으로 A에게 농담을 던진 것”이라고 진술했다.

N번방 사건은 단체 대화방에 불법 촬영물을 올린 것 뿐 아니라 운영자가 미성년자를 포함해 수 십 명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중대한 범죄사건이다.

그러한 사건을 단순히 구성원들과 웃기 위해 피해자를 거론하며 농담이라고 진술한 부분에 대해서 가해자는 피해자가 느꼈던 기분과 불쾌한 감정을 전혀 이해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피해를 발생시킬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는 직장 내 성희롱의 성립과 무관하며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느꼈을 불쾌한 감정이다.

‘직장 내 성희롱’은 직장 내 지위 즉 권력관계를 이용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대부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발생하기 때문에 피해자 혼자서 용기를 내어 피해사실을 이야기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피해자가 용기를 내어 고발하더라도 내부 안에서 예민하다는 비난, 심각하지 않다고 하면서 성희롱의 판단기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어떤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가해자를 모함한다는 식의 반격이 있을 수 있다.

이에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뿐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부정적인 소문과 비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직장에서 떠나야 한다는 불안과 싸워야 한다.

‘직장 내 성희롱’사건에 대해 잘못된 고정관념을 드러내는 기사 보다 피해자 관점에서의 상황과 맥락을 정확하게 이해한 기사를 기대해본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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