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美安海

시인  /  별빛정원 대표

왜 우리는 ‘미안해’라는 말을 사용하기 꺼려하고 인색한 걸까?

미안해는 잘못했을 때만 사용하는 말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때로는 자식인 것이, 부모인 것이 미안하기도 하다. 상대 입장에서보면 고마운데 말이다.

아무 관계도 없는데 열심히 사는 사람을 보면서 미안함을 느낀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사회인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내가 편히 누리고 사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고마움이고 미안함이 될 수도 있다.

미안하다고 말하면 내가 잘못한 것이 되고 다 책임져야 될 것 같은 생각 때문에 미안해라는 말을 아끼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미안해라는 말을 아끼다가 더 큰 낭패를 보는 일이 더 많다.

도로 한 복판에서 멱살잡이를 하는 사람들, 미안해를 아끼다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할 일이 생기기도 한다.

쓰기 꺼려하는 미안해를 이렇게 바꿔 쓰면 편한 언어가 될 것 같다.

미美안해라고 말하면 아름다워지고

미안安해라고 말하면 편안해지고

미안해海라고 말하면 바다처럼 넓어지고 해처럼 밝아진다

다른 사람이 아닌 미안해라고 말한 내가 그렇게 되는 것이다.

미안해는 큰 사람이 먼저 쓸 수 있는 작지만 큰 언어다.

커피는 물속에 들어가면 아무 저항도 없이 그냥 녹아 버린다.

하지만 물의 색깔을 변화 시키고 맛을 바꿔놓는다.

사람 몸 속에 들어가면 감정을 변화시키기도 하며 잠을 못 자게 만들기도 한다.

세계 최장수 부부로 기네스북에 오른 영국의 105세, 100세 부부의 장수 비결은 항상 ‘여보 사랑해요. 미안해요’를 자주 사용했다고 한다.

미안해라는 말이 서로의 마음속에 들어가 아름다워지고, 편안해지고, 바다처럼 넓은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

美安海라고 해서 미안합니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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