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의용소방대 첫발 15년 동안 화재·재해 현장 200여 차례 참여

“돈으로 하는 봉사도 중요하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봉사가 참 봉사” 

모든 대원 심폐소생술 전문가 수준으로 숙지 즉각 대응 능력 갖춰

공원 등 다중시설에 심폐소생술 부스 마련 시민들에게 체험기회 제공

황인주 제9대 익산의용소방대 연합회장(61)이 지난 14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황 회장의 꿈은 ‘시민 모두가 안전한 익산’을 만드는 것. 황 회장은 ‘안전’ 에 관한한 욕심이 많다. 안전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해서다.

황 회장의 임기는 내년 10월까지. 1년 6개여 월의 길지 않은 시간에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만다.

마음이 바쁜 황 회장은 먼저 3분의 기적 심폐소생술 보급에 앞장설 계획이다. 황 회장은 심폐소생술 전도사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심폐소생술에 관심이 많다. 심폐소생술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닌 ‘우리의 이웃’과 ‘내 가족’을 위해 반드시 습득해야 할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급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 곧바로, 그리고 정확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기란 쉽지 않다. 평소 체험과 반복적인 실습이 필요한 이유다.

왼쪽부터 채준섭 전임 회장, 전미희 익산소방서장, 황인주 회장.

황 회장은 이를 위해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원과 운동시설 등지에 심폐소생술 체험부스를 마련해 시민들에게 심폐소생술 체험기회를 제공할 요량이다. 이와 함께 심폐소생술 자격을 갖고 있는 대원들과 함께 복지시설, 어린이집, 학교, 공무원 연수원, 공원, 공공시설을 찾아다니며 심폐소생술 체험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익산시의 도움을 받아 의용소방대 각 면대에 애니인형과 자동심장충격기를 비치하고 전문교육을 이수한 의용소방대원들을 배치하여 각 읍면동 행정센터와 시설, 마을행사장에서 시민들에게 심폐소생술 및 화재시 소화기 사용요령 등을 체험토록 할 계획이다.

완강기 체험시설도 추진한다. 시민들이 화재가 발생했을 때 완강기를 이용해 신속히 대피할 수 있는 요령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주택용 기초소방시설 설치와 보급도 역점사업으로 추진한다.

익산시와 익산소방서의 지원을 받아 익산시 전역의 각 가정에 소화기 보급 및 단독형 화재 감지기를 설치한다. 화재 초동단계에서 신속히 진압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추진해 왔던 사업들도 계속한다.

지난 2018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중앙, 매일, 서동, 남부, 북부시장 화재예방 순찰활동은 매주 수·일요일과 장날에 진행한다. 남녀 각 2명씩 4명으로 구성된 대원들은 밤 7시부터 9시까지 화재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예방활동을 펼친다.

코로나19 방역봉사도 실시한다.

매주 금·토요일 전통시장과 체육공원, 시내버스 정류장, 경로당 및 지역아동센터 등에 대해 방역봉사활동을 진행한다.

코로나가 소멸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코로나19로 중단된 거북이 마라톤, 어린이날 등 각종 행사가 재개되면 적극 봉사활동에 나설 준비를 갖췄다.

황 회장은 지난 2005년 지인의 소개로 익산 남성의용소방대에 발을 디딘 후 15년 3개월 동안 화재진압 및 피해복구 활동에 200여 차례이상 참여한 베테랑이다.

송학동 그릇공장 화재, 오산 양돈장 화재, 신동 노래방 화재, 제2공단 공장 화재, 지난 2월 발생한 목천동 공장 화재등 많은 화재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황 회장은 여느 의용소방대원들과 마찬가지로 밤이나 낮이나 화재출동문자 알림이 오면 만사를 제쳐두고 용수철처럼 튀어 현장에 달려간다. 의용소방대원으로서 소방관들의 원활한 소방활동을 측면지원하기 위해서이다.

지난 2016년 태풍 차바가 덮친 울산을 비롯해 부안, 정읍 수해 지역 복구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황 회장은 생활안전 강사와 심리상담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해 사회복지시설 봉사와 전국체전 및 소년체전 안전요원 봉사활동에도 앞장섰다.

보험영업이 본업인 황 회장이 의용소방대 활동에 적극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아내 장영희 씨와 두 아들 봉하 씨와 째옥 씨의 든든한 지원 덕분이다. 아내 장 씨는 힘든 건강원을 운영하면서 묵묵히 황 회장의 봉사활동을 후원했다. 두 아들도 아버지의 봉사활동을 본 받아 자랑스런 사회인으로 성장했다.

전남 영광군 법성포가 고향인 황 회장은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6·25 참전 용사인 부친이 부상 후유증으로 타계하면서다. 황 회장이 6세이던 해다. 가장을 잃은 집안은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모두가 힘든 시절 황 회장의 어머니 혼자 힘으로 가족을 먹여 살리기는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익산에 정착한 황 회장은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아름다운 자원봉사단에서 10년 동안 총무를 맡아 자장면 봉사를 이끌었다. 영등1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영사모봉사단) 단장, 영등1동 주민자치위원회 사무국장, 익산 남성의용소방대 총무부장 및 대장(12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익산지역 학생회장과 동문회장을 역임하며 동문들의 소통과 화합을 이끌었다.

황 회장은 “사회에서 받은 도움을 돌려주고 싶어 봉사활동에 더욱 열심히 참여한다”며 “돈으로 하는 봉사도 중요하지만 몸으로 하는 봉사활동이 참 봉사라고 생각한다”고 미소 짓는다.

황 회장은 또 “익산시 770여명 의용소방대원의 화합과 단합으로 재난방지와 지역사회 안전을 위해 봉사자로서 소임을 다하고 익산소방서와 긴밀한 협조와 소통으로 지역의 안전파수꾼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황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핸드폰에 담긴 사진을 내보이며 눈시울 붉혔다. 지난 3월 국가보훈처로부터 받은 부친의 ‘국가유공자 증서’다. 57년 만에 찾은 아버지의 명예다.

지역별 남녀 의용소방대 대장은 다음과 같다.

황인주(연합회 회장), 김영미, 김민기, 황규선, 성혁경, 남수희, 박영수, 이승복, 남궁영례, 조우형, 한현순, 정상용, 신향식, 심을섭, 고혜심, 문창권, 김지은, 김용환, 이혜란, 심윤정, 백성현, 백선례, 홍석민, 황금순, 김호순, 양선희, 김로현, 이현옥, 박노중, 조정임, 정준호, 진영미, 강길용.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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