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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히딩크' 김권식 감독 “전국 최강 꿈 이룩할 터”/열린신문이 만난 사람- 김권식 원광대 육상부 감독
송태영 기자 | 승인 2021.05.03 09:42

지난 2018년 재입성 혈액형·맥박·성격 등 파악 맞춤형 담금질 '아버지 리더십'

초·중 선수 적극 발굴 필요 이리공고·원광대·익산시청 이어지는 선수 관리 장점

남미 과테말라·페루서 ‘코리안 히딩크’ 명성… 항상 손에 책 좋은 훈련법 연구

달리기를 좋아하는 소년이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의 유일한 취미는 달리기였다. 땀이 흠뻑나도록 뛰고 나면 몸도 마음도 가벼웠다. 그는 자연스럽게 초등학교 때 육상에 입문했다. 그의 주 중목은 800m.

하지만 먹는 것이 부실하다 보니 체력의 한계에 부딪치곤 했다. 중·고등학교는 숙식을 제공하는 학교에 진학해 달리기를 이어갔다.

고등학교 시절 무려 12일 동안 하루에 라면 하나를 먹고 아침 저녁으로 신문배달을 하면서도 운동의 집념을 불살랐다. 그의 어려운 사정을 안 이리공고 정국진 교장선생과 김종주 체육선생이 하숙집을 마련해 줘 끼니 걱정없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었다. 평생 가슴에 간직한 은사다.

하루는 같이 운동하던 친구들이 집에서 음식을 하나씩 장만해 와 그의 생일을 챙겨주기도 했다. 그는 당시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을 회상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두 눈엔 어느새 눈물이 글썽였다.

그는 원광대학교 육상부를 지도하고 있는 김권식 감독이다. 김 감독은 현역시설 숱한 기록을 양산했다. 지도자로서의 명성도 남다르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육상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다.

김 감독은 현재 전라북도 육상연맹 수석부회장도 맡아 선수 발굴과 지도에 앞장서고 있다. 김 감독은 2~3년 내에 원광대 육상부를 전국 대학 최강팀으로 만든 뒤 후배들에게 감독 자리를 넘기겠다는 각오다.

국내에서만 500명이 넘는 선수를 지도한 김 감독을 만나 그가 걸어온 육상 인생과 익산 육상의 현주소, 방향 등을 들어봤다.

-육상은 언제, 어떤 계기로 입문했나.

전주 우전초등학교 5학년 때 달리는 것이 좋아 육상을 시작했다. 집안사정이 어려워 선택권이 많지 않았다. 완산중, 이리공고를 졸업하고 백화양조 실업팀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이후 전북대 특기생으로 입학해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전북대 재학시절에는 잠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와 최고 기록은.

중학교 때 전국체전 우승이 가장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중고연맹, 종별선수권 등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전국체전과는 인연이 없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래서 중학교 때 우승을 차지한 전국체전이 기억에 남는다. 최고 기록은 국가대표 시절인 대학 2학년 때 1분50초다.

-감독생활은 언제부터 했나.

지금은 남원예술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꾼 남원상고 육상부를 창단해 감독을 맡으면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1984년으로 기억된다. ‘역전의 마라토너’ 김완기 선수가 남원상고 육상부 출신이다.

전북대 감독시절 청주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9개를 비롯해 14개의 메달을 땄다. 1991년에는 익산시청(당시 익산군청) 육상부를 창단했다. 이주형 현 익산시청 감독, 엄재철 선수가 창단 멤버였다. 익산시청 감독을 역임하면서 국가대표 중거리 감독을 겸임했다.

-원광대 육상부 감독을 맡게된 계기와 기대되는 선수는.

해외서 지도자 생활을 마치고 귀국해 경북 구미에서 1년 정도 감독생활을 했다. 전북 체육인들이 고향에서 후배들을 지도해 달라고 요청해 2018년 원광대 육상부 감독을 맡았다.

원광대 육상부는 현재 선수 13명이다. 이중 2명이 상비군이다. 오는 10월 전국체전에서 이기성(800m), 김호연(하프마라톤), 홍승연(해머원반) 선수에게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원광대 육상부는 비육성종목으로 특기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특기생 2명을 받을 수 있어 좋은 선수들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테말라와 페루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1998년 과테말라에서 친척과 함께 봉제공장을 운영했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교민사회에서 뭔가 보람 있는 일을 해보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대사관과 한인회의 협조를 받아 선수 5명을 뽑아 훈련을 시작했다.

2008년 춘천 마라톤 대회에서 호세 아마도 가르시아가 1위에 불과 7초 뒤진 2시간 13분 53초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후 페루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 남미 국가들의 올림픽인 파나아메리카 대회에서 남녀 마라톤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과테말라와 페루에서는 ‘페드로 김’으로 불렸다. 제 이름을 알려주면 택시기사들이 집 앞까지 데려다 줄 정도였다. ‘코리안 히딩크’였다.

2016년 런던 올림픽을 마치고 고산병으로 귀국했다. 지금도 페루에서 스카웃 제의가 오고 있다.

-남미에서 지도자 생활로 고지대 훈련법에 대해 정통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고지대 훈련법을 소개해 달라.

고지대로 갈수록 산소가 희박하다. 즉 기압감소다. 기압감소에 의해서 대기의 산소분압이 낮아져 산소가 신체내부로 이동하는 능력을 방해함으로서 산소부족을 느끼게 되는데 고지대 훈련은 이같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고지대 훈련을 거치면 몸이 비교적 낮은 기압에서 산소를 흡수하는 게 익숙해진다. 고지대의 환경적 제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심폐기능이 향상되는 것이다.

경험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 선수들의 체형에 맞는 고지 높이는 1천500m~1천900m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익산 육상의 현주소를 어떻게 보나.

익산은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육상 메카다.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선수층의 저변확대가 급선무다. 초·중학교 선수들을 적극 발굴해 이리공고와 원광대, 익산 시청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훈련시스템을 활용해야 한다.

특히 익산 육상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원광대 육상부가 발전해야 한다. 홍승연, 최명재 같은 좋은 선수가 열심히 운동하고 있어 익산 육상의 내일은 밝다고 생각한다. 원광대학교와 익산시가 육상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선수 지도 철학이 궁금하다.

내가 지도하는 선수에게도 배워야 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내가 모르는 것을 상대방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혈액형, 맥박, 성격 등을 모두 파악해 맞춤형 훈련스케줄을 마련한다. 지금도 훌륭한 훈련 방법을 찾기 위해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있다.

선수들도 먼저 자신을 이겨내는 강인한 정신을 가져야 한다. 노력하는 사람에게 영광의 빛은 언젠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5월1일부터 익산에서 열리기로 한 제50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가 코로나19로 연기됐다. 선수들의 아쉬움이 클 것같다.

그렇다. 선수, 지도자들이 많이 준비한 대회였던 만큼 실망도 크다. 코로나19가 잠잠해져 대회가 하루 빨리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종별선수권대회는 선수와 지도자 4천여 명이 참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대회다. 익산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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