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블럭 곳곳에 핸드폰이 들어갈 정도로 틈 벌어지고 치솟아

발목 접질리고 발톱 깨지는 사고 …비만 오면 빗물 튀겨 긴장

익산시 “예산 20여 억 원 확보 어려워 당분간 정비계획 없어”

“비 오는 날이면 신발에 물이 튀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을 걷는 기분입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언제까지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합니까. 이제 곧 장마가 올 텐데 하루빨리 맘 놓고 걸을 수 있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로 도로변 상인 A씨)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하나로 보도를 이렇게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500만 관광도시 익산의 민낮을 보는 것같아 부끄럽습니니다.” (시민 B씨)

영등동 하나로 전자랜드와 하나네거리 농부의 갈비를 잇는 인도가 보행자들이 기피하는 길로 전락했다.

인도 곳곳은 보도블럭이 뒤틀리고 틈이 벌어졌다. 핸드폰이 들어갈 정도인 5㎝가 넘는 틈도 있다. 벌어진 틈 사이엔 잡초가 무성하다. 누군가 안전사고를 막으려 임시조치를 한 듯 보도블럭 사이에 벽돌이 끼어져 있다.

보도블럭이 울퉁불퉁 솟아오르고 꺼져 있는 곳도 있다. 야간뿐만 아니라 대낮에도 발 뿌리에 걸릴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보도블럭이 뒤틀려 사람들이 밟을 때마다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마치 고무강처럼 들썩거리기도 한다. 비온 뒤 물이 고여 있던 자리엔 보도블럭에 황토흙이 묻어 있다.

보도블럭 수십개의 모서리가 깨진 곳도 있다. 보행자들이 버린 껌이 보도블럭에 검게 달라붙어 볼성사나운 모습도 연출한다. 개의 배설물도 눈에 띈다.

가로수가 베어진 채 밑동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베어진 가로수는 또 다른 곳에서도 보인다.

시민 C씨는 익산시청 홈페이지 ‘시정에 바란다’에 하나로 인도의 불편을 호소했다.

C씨는 “영등동 전자랜드 사거리를 시작으로 모성(중국집)~참숯 한우농장~농협 파머스마켓~미니스톱을 잇는 인도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고 있다”며 “들썩거리고 흔들리는 보도블럭 부실공사 때문에 발목 접질림과 샌들을 신었던 날은 발톱이 깨지는 날이 있었으며, 고가의 샌들에 손상까지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타지에서 비 오는 날 자신을 찾아온 친구가 보도블럭에서 신발과 옷을 버렸다”며 “신발과 바지가 젖어 멈칫하는 행인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틈이 벌어져 있거나 흔들리는 보도블럭을 걸으면 발목이 접질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릎과 고관절, 허리 등에 충격을 줘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익산시 관계자는 “하나로 주변 상가들이 이삿짐을 옮기면서 크레인이나 차량이 인도로 올라와 보도블럭을 훼손하는 사례가 있다”며 “수로원을 통해 긴급 부분보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도는 일괄 정비를 해야 효과가 높다”며 “이곳 인도를 정비하기 위해서는 20여 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예산확보 문제로 당분간 정비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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