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3천㎡ 부지에 낚시터·새우양식장·버섯 재배사·가든 운영

60명 수용규모 셀프 실내붕어낚시터 이용료 1만원에 입장

녹각영지버섯으로 뇌경색 새 삶…고통 받는 사람에게 도움

낚시를 무척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다. 낚싯대를 물에 드리우고 있으면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졌다. 짜릿한 손맛은 그를 낚시터로 불러들였다. 1년 365일 낚시를 하며 살고 싶었다. 사람들은 그를 낚시광이라고 불렀다. 어떤 사람은 낚시에 미쳤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낚시신문이 주관한 낚시대회와 입큰붕어낚시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전국 낚시대회를 휩쓸었다.

경기도 부천에서 자영업을 한 그는 1년 동안 가게문을 닫다 시피하고 낚시를 다녔다. 하루는 집주인이 그를 불러 세웠다. 밀린 가게세를 받지 않을 테니 가게를 비워달라는 요구였다. 가게를 장기간 비워두는 바람에 주변 상권이 타격받는다는 이유였다.

그는 좋아하는 낚시를 생업으로 살고 싶었다. 마침 당시 실내낚시가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실내낚시터를 운영하려니 가게세가 너무 비쌌다.

모현동에 사는 여동생의 권유로 1990년 익산으로 내려와 마동에 익산 최초로 실내낚시터를 개업했다. 실내낚시는 예상외로 잘됐다. 주인공은 바로 팔봉 낚시터와 왕새우양식장, 녹각영지버섯 농장, 가든을 운영하는 김중만 대표(62)다.

94년 팔봉낚시터 월세로 임대 성업

1994년 김 대표의 낚시인생에 전환점이 찾아왔다. 당시 팔봉낚시터 주인이 김 대표에게 자신의 낚시터를 운영해 볼 생각이 없느냐는 제의였다.

김 대표는 실내낚시터와 비교도 안 될 넓은 공간과 좋은 입지조건을 갖춘 야외낚시터에 마음이 끌렸다. 이미 손님으로 여러 차례 이곳을 찾았던 터라 낚시터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월세로 낚시터 운영을 맡았다. 그는 전국 낚시대회를 찾아다니며 팔봉낚시터 홍보에 힘을 모았다. 3천300㎡(약 1천평) 규모의 낚시터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1998년 제2의 낚시인생이 김 대표를 찾아왔다. 호남 최초로 실내 붕어낚시터 개업이다. 낚시를 함께 즐기던 지인 형님이 실내붕어낚시터를 제안한 것.

김 대표는 고민했다. 전북은 돈 안주고 붕어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이 많아 성공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당시로서는 최신식인 730㎡(약 220평) 규모의 H빔 실내낚시터를 야외낚시터 옆에 신축했다. 손맛도 보고 잡은 물고기를 가져갈 수 있어 실내붕어낚시터 역시 성업을 이뤘다.

김 대표는 낚시클럽도 만들고, 전국 낚시협회 전북지역회장(1998~1999년)을 맡아 전국 낚시대회를 유치하는 등 낚시 활성화에 전력을 기울였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수익금 일부를 떼어 어려운 아동을 돕기 위해 추진했던 친선낚시대회가 도박낚시대회로 신고돼 곤혹을 치렀다.

현장을 덮친 경찰에게 통장 입출금 내역을 확인시켜주고 상황을 설명했지만 상식이 통하지 않았다.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는 낚시대회의 좋은 취지를 이해한다면서도 벌금 200만 원을 구형했다.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좋은 일을 하려던 당초 취지가 빛바래면서 김 대표의 낚시에 대한 열정은 실망으로 뒤바뀌었다. 의욕이 떨어지면서 온갖 스트레스가 몰려왔다. 2004년 결국 뇌경색이 2번 찾아와 생사의 갈림길을 걸었다. 6개월 동안 병원에서 치료받으면서 김 대표는 세상살이의 값진 지혜를 깨달았다. 내려놓는 법을 배운 것.

먼저 실내낚시터를 셀프낚시터로 전환했다. 셀프낚시터 이용요금은 24시간 기준 1만 원으로 대폭 낮춰 7년째 같은 요금이다.

실외낚시터서 무항생 왕새우 양식

퇴원 후 실외낚시터에서 새우를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2015년이다.

김 대표는 태안 서해수산연구소 문턱이 닳도록 찾아다니며 왕새우(흰다리새우) 양식기술을 배웠다. 바닷물 300톤을 탱크로리로 실어와 저염 새우양식장도 조성했다. 왕새우는 고창 풍천장어처럼 민물과 바닷물에서 사는 어종.

왕새우 양식은 1㎝도 안되는 크기의 치어를 수조에서 짧게는 5일, 길게는 30일 동안 순치(수조 염도와 양식장 염도를 맞춰 치어의 생존율을 높이는 것) 과정을 거쳐 양식장에 입어한다.

왕새우 양식은 벼농사 시간표와 같다. 벼 싹을 틔우는 시기에 순치과정을 한다. 이앙시기에 양어장에 입식한 후 벼 베기를 하는 10월에 일괄 수확해 급냉동한다. 수많은 실패 끝에 지난해 첫 수확에 성공했다.

김 대표가 올해 양식장에 입식한 왕새우는 약 20만 마리로 먹이는 항생제가 전혀 없는 어분을 하루 세 번 공급한다.

판매가격은 kg 당 2만5천 원. 이곳에서 먹을 때는 3만5천 원이다.

김 대표는 “많은 사람이 새우를 가을 생선으로 알고 있다”며 “새우는 1년 내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어종”이라고 설명한다.

뇌경색 병마가 맺어준 녹각영지버섯

녹각영지버섯은 진시왕이 찾아 헤맨 불로초의 하나다. 김 대표는 우연히 녹각영지버섯이 중풍과 당뇨, 혈압조절, 항암, 스트레스 완화, 시력보호 등에 효과가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꾸준히 녹각영지버섯을 음용했다.

효과는 탁월했다. 제대로 걷지 못한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자신도 모르게 걸음걸이가 반듯해졌다. 김 대표는 2017년 자신도 먹고 병마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녹각영지버섯 재배를 시작했다.

2019년 1톤을 수확했다. 녹각영지버섯은 마을전자상거래와 직거래로 kg당 10만 원에 판매한다.

김 대표는 “모든 약용버섯은 독성을 갖고 있어 과하게 먹으면 안된다”고 말한다.

전국 유일 봉황탕 요리 가든

이 곳에서는 전국에서 단 하나뿐인 봉황탕을 맛볼 수 있다. 요리사는 김 대표의 아내 오금숙씨(63).

봉황탕에는 토종닭, 녹각영지버섯, 백봉령, 약용도라지 등 몸에 좋은 갖은 한약재가 들어가 최고의 보양식이다. 가격은 5만 원.

김 대표는 “한약재를 직접 재배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봉황탕을 손님들에게 대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옻닭(5만 원), 묵은지닭볶음탕(4만5천 원), 닭볶음탕(4만 원) 등도 인기다. 계절메뉴로 왕새우구이, 왕새우튀김, 왕새우초무침 등도 판매한다.

김 대표는 2천200㎡(약 700평)의 농장에서 마늘, 고추, 양파, 도라지, 들깨, 참깨, 대파, 쪽파, 감자 등 건강한 식재료를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다.

김 대표는 “내가 먹는다는 마음으로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다”며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스트레스를 떨쳐내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조언한다.

문의 063)834-3333.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