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철기시대 토광묘 33기·옹관묘 14기 발굴 역사적 가치 높아

세력 갖춘 집단 거주 추측… 익산지역 초기철기시대 위상 확인 

공사 강행 익산시, 발굴유물 복원과정 거쳐 국립익산박물관 보관 계획

초기철기시대 세형동검과 흑도장경호.

익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마동 테니스공원 조성사업 부지에서 청동기시대 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유구·유물이 쏟아졌다. 특히 초기철기시대 다량의 유물이 확인돼 이곳에 큰 세력을 갖춘 집단이 거준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같은 사실은 (재)전라문화유산연구원이 익산시로 부터 의뢰를 받아 지난해 11월 29일부터 지난 5월 6일까지 65일 동안 마동테니스공원 부지 5천820㎡에 대한 정밀조사에서 드러났다.

전라문화유산연구원은 발굴조사 약식보고서를 통해 이 곳에서 초기철기시대 토광묘와 옹관묘, 초기철기시대 대표 유물인 세형동검(2자루), 손잡이 장식, 작은 칼, 창끝을 비롯해 원삼국시대 주거지(2기), 삼국시대 옹관묘와 수혈, 고려~조선시대 토광묘, 동기시대 평면형태를 갖춘 주거지(3기), 굴립주거지(2동) 등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초기철시대 토광묘.

마동 테니스공원 부지 발굴조사 최대 성과는 초기철시대 토광묘와 옹관묘 발굴로 평가된다.

발굴조사에 참가한 이종화 팀장은 “익산에서는 그동안 초기철기시대 토광묘와 옹관묘가 발굴되기는 했으나, 마동 테니스공원 부지처럼 토광묘 33기와 옹관묘 14기가 한꺼번에 발굴된 사례는 없다”며 “어느 정도의 큰 세력을 갖춘 집단이 이곳에 거주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이어 “완주 신풍유적(81기), 갈동유적에 버금가는 밀집도를 보이고 있다”며 “전북지역 초기철기시대 사회와 문화를 복원하고 당시 익산 지역의 초기철기시대 문화의 변화상과 위상을 엿볼 수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전라문화유산연구원은 또 구릉 정상부에서 발굴된 원삼국시대 주거지는 비교적 큰 규모(386x318x11㎝)로 주거나 회의장 등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사면부에 위치한 소형주거지는 창고와 같은 부속시설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고려~조선시대 분묘 37기도 확인됐다. 분묘는 토광묘 34기, 회묘 3기다. 전라문화유산연구원은 분묘가 군집을 이룬 것으로 봐 일정기간 동안 계획된 분묘구역으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마동 테니공원 부지에서 발굴된 유구·유물은 현재 복원 마무리단계다. 전라문화유산연구원은 실증작업을 거쳐 국립익산박물관으로 이전 보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발굴조사 전경.

전라문화유산연구원은 학술자문회의를 거쳐 “초기철기시대 토광묘와 옹관묘는 만경강유역에서 조사된 분묘유적 양상이외에 다양한 매장방식을 보이고 있다”며 “기록보존 후 테니스공원 조성사업을 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로 부터 마동테니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해도 된다는 공문에 따라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화재 전문가들은 “마동 테니스공원 조성사업 부지 반경 1km안팎에는 금강동 유물산포지, 신흥동 무문토기 산포지 등 유물유적 14곳이 산재해 있다”며 “역사문화도시를 표방하는 익산시가 역사유적 보존보다 개발에 손을 내미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마동 테니스공원은 마동 근린공원 내에 3만605㎡ 규모로 실외테니스장 8면 실내테니스장 4면, 관리동, 주차장 등을 조성해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시민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유물 유구 분포도.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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