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뼘자전소설쓰기‧북토크‧러시아문학읽기 등 진행… 수강생들 공모전서 수상

장마리 작가(왼쪽)와 조수원 사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문학 여행을 떠난 작은 도서관의 여정이 눈에 띈다.

원광종합사회복지관에서 운영하는 행복세상작은도서관(관장 유화영)의 여행길엔 소설가 장마리 작가가 동행했다.

행복세상은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난 5월부터 장 작가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상주작가 사업은 작은도서관 사서들의 열정에서 시작됐다. 조수원, 백승진 사서 등 4명의 사서들은 지역주민과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장마리 작가와 만나 상주작가사업을 기획하게 됐다.

행복세상의 프로그램은 지역 주민들의 문학 갈증을 해소해주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먼저 한뼘자전소설쓰기에 참여한 시민들은 ‘나의 이야기’를 글로 담았다. 가슴에 묵혀둔 옛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며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글쓰기에 더 큰 열정을 품은 9명의 참여자는 한층 심화된 ‘짧은소설공모반’ 프로그램을 참여했다. 제1회 정읍 무성서원백일장에서 산문부에 참여한 진선주, 송승현 씨가 우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송용희 씨는 장려상을 수상하는 경사를 맞았다.

또 러시아문학읽기 프로그램은 방대한 양과 심오한 러시아문학을 함께 읽으며 인간의 욕망과 이중성, 신뢰 등 인간 본질에 대해서, 또한 러시아와 현 우리 사회의 동질성에 대해 토론했다. 본 프로그램은 ‘책길길책’, ‘책벌레’ 동아리와 함께 했다.

책길길책 동아리는지역사회에 환원하고자 익산시립도서관 챌린지에도 참여했다.

청소년을 위한 시간도 가졌다. 이리북중 학생들과 함께 ‘장마리 작가와의 북토크’를 열고 소설을 쓰는 과정과 작가의 신작 《시베리아의 이방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르신 북뮤지컬은 8명의 참여자가 6회에 걸쳐 운영됐다. 책을 뮤지컬로 제작해 작은도서관 북캠핑, 남부시장 등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이들은 극단 ‘다인’이란 동아리를 결성해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모두의 눈물을 훔친 프로그램도 있다. 복지관 사회복지사들을 대상으로 한 ‘1일 글쓰기’다.

입으로 꺼내지 못한 속마음, 서로에 대한 애정을 글로 확인하며 눈물을 쏙 빼놓았다.

지난 5일에는 장마리 작가와 함께하는 북콘서트가 열렸다. 최근 출간된 장편소설 ‘시베리아의 이방인들’에 대한 취재기, 그 속에 담고 있는 사회문제 등을 공유했다.

조수원 사서는 “글에 대한 갈망이 있던 시민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이번 상주작가 사업을 통해 잊고 있던 꿈을 다시금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면서 “사업은 12월에 마무리 되지만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산시민들과 문학의 재미 함께 느끼고파”

신작 ‘시베리아의 이방인들’ 인기… 마한교육문화회관‧학교 등에서 강의

시베리아에서 만난 남과 북 그리고 러시아의 청년이 그려가는 이야기. 그 속에 인권, 사회, 계급 등의 문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장마리 작가의 신작 《시베리아의 이방인들》에 대한 내용이다.

2009년 단편소설 「불어라 봄바람」으로 등단한 장 작가는 사회적 이슈와 그늘을 작품으로 표현해낸다. 가족소설 《블라인드》와 새만금개발을 주제로 한 「선셋블루스」가 그랬다.

장 작가는 3년 만에 펴낸 신작에서도 시베리아의 벌목현장에서 벌어지는 무수한 문제를 소설로 세상에 소개했다.

장 작가는 “실제 군산에서 제재소를 운영하는 지인을 통해 들은 내용을 토대로 이야기를 구성했다. 한국과 북한, 러시아 3개국이 연결된 이야기, 그 벌목현장에서 벌어지는 불법과 북한의 이탈 노동자들의 처절한 삶, 이데올로기가 인간에게 무엇인가를 묻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장 작가는 사회 문제를 글로 표현하는 것은 작가의 몫이라고 말한다. 그러한 몫을 시민들과 함께하고자 상주작가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자전적 이야기를 넘어 모두가 공감하는 글이 세상에 많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부안 출신인 장 작가는 원광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익산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과 마한교육문화회관, 전주 시민대학, 학교 등에서 독서토론과 글쓰기 강의를 맡고 있다.

장 작가는 “한국적인 것, 즉 역사의식을 갖추고 인간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면서 “더불어 문학이란 매개체로 익산시민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마리 작가와 북콘서트.

장마리 작가와 북콘서트.

소설 낭독.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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